사람 먹는 음식, 강아지 주면 안돼? 개그맨 박성광은 안타까웠다[쿠킹]

중앙일보

입력 2022.05.17 05:00

업데이트 2022.05.20 16:41

강아지는 스스로 음식을 가려 먹을 수 없으니까, 평생 두살 아이라고 생각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도록 챙겨줘야 해요. 사람이 조금만 공부하면 강아지도 다양한 음식을 즐기면서 먹고 건강하게 살 수 있어요. 

연예계에서도 반려인으로 소문난 개그맨 박성광. 공성룡PD

연예계에서도 반려인으로 소문난 개그맨 박성광. 공성룡PD

개그맨 박성광이 지난 3월 '펫푸드 영양사 자격증'에 도전해, 2급 자격증을 취득한 이유다. 자격증을 공부하기 전부터 광복이(박성광 반려견)를 위해 먹거리를 직접 만들었던 만큼, 자격증 취득은 전혀 새로운 일은 아니었다. 가족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은 마음은, 상대가 강아지나 사람이나 마찬가지기 때문. 특히 우울증을 앓던 시기에 광복이를 만나 교감하며 마음을 치유한 그에게 광복이는 늘 고마운 존재다.

운명처럼 생일까지 같은 둘이 함께 한 시간이 올해로 8년째다. 그동안 광복이를 제대로 알기 위해 꾸준히 공부해왔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저런 행동하는 이유가 뭔지, 어떻게 해야 더 행복해질지 알고 싶었다. 앞선 2019년엔 ‘반려인 능력시험’에도 도전했다. 지금은 결혼해 아내가 키우던 가을·겨울이까지, 세 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사는 ‘찐 반려인’인 그를 만났다.

개그맨 박성광이 기르는 강아지, 왼쪽부터 광복이, 가을이, 겨울이. 사진 박성광 인스타그램

개그맨 박성광이 기르는 강아지, 왼쪽부터 광복이, 가을이, 겨울이. 사진 박성광 인스타그램

‘펫푸드 전문 영양사’ 자격증이란 자체가 생소해요, 어떻게 도전하게 됐나요.

광복이가 저랑 많이 닮았어요. 입 짧은 것도 비슷한데, 자기가 좋아하는 건 잘 먹는데 채소처럼 싫어하는 음식은 쳐다보지도 않죠. 사실 강아지한테는 문제가 없어요. 문제는 사람인데, 그런 의미에서 광복이가 더 많은 걸 먹을 수 있는데 제가 몰라서 못 먹이고 있다는 생각에 공부했어요. 사료도 공부하고 먹거리도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격증에 도전하게 됐어요.

지난 3월 취득한 '펫푸드 전문 영양사 자격증'. 사진 박성광 인스타그램

지난 3월 취득한 '펫푸드 전문 영양사 자격증'. 사진 박성광 인스타그램

광복이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나요. 

자격증 취득 전에도 강아지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줬어요. 예를 들어, 사람이 먹는 삼계탕은 닭을 통째로 넣는데 강아지용은 지방이 많으면 안 돼서 닭가슴살만 넣어요. 여기에 파프리카나 찹쌀, 참기름을 넣고 오래 끓여요. 직접 맛을 봤는데, 솔직히 물에 담근 닭고기 맛인데 강아지들이 정말 좋아해요. 잘 먹는 모습을 보니까 신나더라고요, 다른 메뉴를 만들기 위해 강아지 영양학도 공부했어요.

시중에 영양성분을 잘 배합한 사료나 통조림도 팔고, 종류도 다양해요. 그런데도, 직접 펫푸드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통조림은 일단 가공과정을 거치기도 하고 유통기한이 길잖아요. 직접 생고기를 사서 해주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요. 끓이거나 찌기만 해도 말이죠. 특히, 가장 많이 오해하는 게 사람이 먹는 음식을 강아지에게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평생 사료만 주는 거예요. 강아지들이 먹어도 되는 건강한 식재료가 정말 많거든요. 음식을 직접 만들어 주면, 강아지가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지 알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광복이는 계란 알레르기가 있어서 먹으면 눈물을 흘려요. 반려동물이 갑자기 어디가 아픈 게 아니에요. 분명 앞에 신호가 있는데, 그걸 못 알아채는 거고, 건강에 좋지 않은 그런 신호가 분명 음식하고도 연관이 있죠. 강아지는 스스로 음식을 가릴 수 없기 때문에 가족들이 평생 두살 아이라고 생각하면서 챙겨줘야 해요.

박성광은 광복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사진 박성광 인스타그램

박성광은 광복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사진 박성광 인스타그램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정말 쉬운 펫푸드 레시피를 소개한다면.

강아지 치즈는 라면보다 만들기 쉬워요. 냄비에 물과 우유, 식초를 한두 숟가락 정도 넣고 끓여요. 끓으면 거품이 일어나는데 그때 불을 줄이고 7~10분 정도 더 끓이면 몽글몽글한 치즈가 떠올라요. 그걸 채로 건져내 식히면 완성이죠.

박성광은 펫푸드 영양사라는 전문성을 살려, 5월 21일(토) 오후 2시부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펫푸드 요리대회 ‘제1회 댕댕푸드 대첩’의 사회자를 맡았다. 서류 전형의 레시피 심사를 통과한 30명이 현장에서 요리를 만들고 이를 반려동물 영양학 수의사 양바롬씨와, 펫푸드 스타일리스트 강정욱씨, 한국펫사료협회 김종복 회장, 그리고 강아지 9마리가 심사해서 1·2등을 뽑는다. 바쁜 일정에도, 소식을 듣자마자 참석을 결정했다. “반려동물들이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먹을 수 있기 위해선 반려동물을 위해 직접 음식을 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한 가지 더, 배움을 쉬지 않는 그의 성향도 있다. 참가자들이 만드는 레시피를 보며 한 수 배우고 싶은 마음이다.

‘댕댕푸드 대첩’에 사회자가 아닌 도전자로 참가한다면 어떤 메뉴로 도전할 건가요.   

김밥이요! 강아지 김밥은 정성이 많이 필요한 음식이에요. 닭가슴살을 찌고 검은깨와 섞어서 갈면 김처럼 검은색이 나는데, 이걸 바닥에 깔고 위에 강아지가 좋아하는 채소나 달걀 지단을 얹어서 돌돌 말아 만들죠. 사람 김밥처럼 정성이 많이 영양도 훌륭하고 미적으로도 정말 예뻐요. 처음 하면 잘 붙고 썰 때 옆구리가 터지는데, 몇 번 해보면 요령이 생겨요.

닭가슴살을 이용해 직접 만든 강아지 김밥. 사진 박성광 인스타그램

닭가슴살을 이용해 직접 만든 강아지 김밥. 사진 박성광 인스타그램

2021년엔 광복이의 모델료를 전액 유기견을 위해 기부했더라고요. 

광복이가 기부한 거죠. 광복이를 데리고 돈을 벌고 싶지 않아요. 실제로 광복이가 일한 거니까, 친구들을 위해 쓴 거예요. 다행히 광복이와 저는 서로를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다른 주인을 잘못 만났으면 유기견이 됐을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안쓰럽죠.

사람을 위한 요리도 하나요. 

오이무침이나 더덕무침, 우엉무침 같은 반찬을 주로 만들어요. 요즘은 제철인 두릅요리도 자주 해요.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참치 김치찌개예요. 참치 통조림에 있는 기름으로 김치를 볶고, 여기에 김치와 양파를 듬뿍 넣고 청양고추도 넣어서 끓여요. 오래 끓여야 맛있기 때문에 미리 끓이고 먹기 전에 한 번 더 끓여내는 게 맛의 비결이에요.

누구보다 2022년을 바쁘게 보내고 있어요. 올해 남은 목표는. 

올해 휴먼 코미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영화감독으로 선보이는 네 번째 영화이자, 첫 번째 상업 영화예요. 많은 분이 제가 갑자기 영화를 찍은 줄 아시는데, 2011년부터 꾸준히 공부하면서 작품 만들었어요. 할수록 욕심이 생겨서 노력해왔는데, 솔직히 중간중간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죠. 그래도 도전하는 건 아름답잖아요. 목표 세우는 걸 좋아해요. 올해 또 다른 목표라면, 더 많은 분이 반려동물을 위해 요리를 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도록, 펫푸드 요리책도 내고 싶어요.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영상= 공성룡·홍성철PD, 정연수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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