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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모범국은 일본 아닌 한국, 그래서 서울포럼 택했다” [살타스 DCF 회장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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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킬레스 살타스 민주주의와 문화 재단 회장이 1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아킬레스 살타스 민주주의와 문화 재단 회장이 1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아시아 전역을 통틀어 민주주의가 가장 성공한 나라는 단연 한국입니다. 한국이 역경을 딛고 걸어온 길은 민주주의 국가의 모범이죠. 한국이 더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냈으면 합니다.”  

민주주의와 문화 재단(Democracy & Culture Foundation, DCF)을 이끌고 있는 아킬레스 살타스 회장이 16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살타스 회장은 DCF가 서울에서 17일 개최하는 국제 포럼을 위해 방한했다. DCF는 지난 11일 호주 시드니, 17일 서울에 이어 20일엔 미국 워싱턴DC, 다음달 3일과 10일엔 각각 독일 베를린, 이집트 텔아비브에서 포럼을 개최한다. 다섯 포럼을 관통하는 주제는 ‘민주주의의 구성 요소를 다시 상상하다(Reimagining the Building Blocks of Democracy)’다. 한국이 아시아 대표로 선정된 셈이다. 살타스 회장의 위의 발언은 왜 한국인가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번 다섯 포럼은 아테네 민주주의 포럼(Athens Democracy Forum)의 일환으로 열린다. 아테네 민주주의 포럼은 뉴욕타임스(NYT)가 2018년까지 주최해온 국제 회의로, 현재는 살타스 회장이 설립한 비영리재단인 DCF가 이어받아 개최하고 있다.
각국에서 열리는 다섯 포럼에서 모인 지혜는 오는 7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다시 종합적으로 검토된다. 각각의 포럼은 개최 국가의 유력 싱크탱크와 협력해 이뤄지는데, 한국에선 태재 아카데미(이사장 김도연)가 선정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재단 이름이 흥미롭다. 왜 ‘민주주의와 문화 재단’인가.
“민주주의와 문화는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창의성과 표현의 자유 등, 문화의 핵심 가치가 없는 민주주의는 꽃피우기 어렵다.”  
한국을 선정한 배경은.  
“이리나 보코바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DCF의 의장인데 한국을 추천했고, 나는 바로 그 순간 ‘예스’를 외쳤다. 한국은 아시아 전역을 통틀어 민주주의가 가장 성공한 국가이고, 정치 시스템도 역동적으로 돌아가는 곳이다. 일본이나 싱가포르에 비해서도 월등히 역동적이다. 게다가 한국은 전쟁 등 역경을 딛고 오늘날의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일궈낸 곳 아닌가. 서구는 한국에 대해 경외심을 갖고 있다.”  

살타스 회장은 NYT 출신으로, 2000년엔 중앙일보와 손잡고 현재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와 함께 영어신문 코리아 중앙데일리를 창간한 핵심 멤버다. 현재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여러 포럼을 통해 지적하고 극복을 위한 중지를 모으는데 헌신하고 있다.

살타스 회장. 우상조 기자

살타스 회장. 우상조 기자

한국이 세계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더 기여할 수 있을까.  
“첫 방한은 1992년이었고, 이후에도 코리아 중앙데일리 창간을 위해 수차례 방한했는데 그때마다 한국이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특히 대중문화부터 패션 등, 한국의 문화적인 발전이 인상적이었다. 문화는 창의성이 있어야 발전하고, 민주주의는 문화가 발전해야 이뤄낼 수 있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도 좀 더 목소리와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중국과의 갈등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서구의 아시아 이해도를 높여야 하는데, 한국이 이 부분에서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이 크다.”
민주주의가 세계 곳곳에서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진단과 해법은.  
“이달 초 프랑스 대선 결과에서 극우와 극좌의 득표율이 높은 것을 보고 아찔했다. 극우와 극좌의 득세는 그만큼 포퓰리즘이 지배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 포퓰리즘은 그리스 등의 경우를 보면 영원히 득세하지 않는다. 다시 민주주의가 찾아온다. 그 회복의 과정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DCF만의 특징이 있다면.  
“민주주의는 생물과 같다. 진화한다. DCF가 다른 관련 재단과 다른 점이 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법치나 인권, 교육과 평등과 같은 가치는 물론 불변이다. 그러나 그 가치를 품은 민주주의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맞춰 진화한다. 그 시대의 시민에 맞춰서 진화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이뤄지는 포럼은 어떻게 구성했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덕에 태재 아카데미와 손을 잡았고, 서울에서 다루는 주제는 ‘행정부의 권력’이다. 17일엔 전문가 라운드테이블, 27일엔 시민 패널 토론으로 진행된다. 이런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국회의원들에게 지금 너무 많은 권력을 쥐여주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장관직을 정치인이 아니라,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한다면 어떨까. 라운드테이블엔 전문가와 학자, 기업인 등을 다양하게 초청했고, 이들에게 정책을 직접 만들어 제안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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