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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상징 푸른색 계열 넥타이 매고…윤 대통령, 연설 후 야당 찾아가 악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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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4분간 연설했고, 6분간 악수했다. 16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이었다. 취임 6일 만의 시정연설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빨랐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색 양복에,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에 가까운 하늘색 넥타이를 맸다.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는 우측의 민주당 의석 통로를 통해 연단으로 걸어가며 복도 쪽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기립해 박수를 쳤다.

입장보다도 퇴장에 걸린 시간이 훨씬 길었다. 연설 후 좌측 통로를 통해 출구로 올라가면서 먼저 여당 의원들과 악수를 나눈 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민주당 의원들과도 악수를 나누기 시작했다. 일부 의원에겐 “감사합니다”라고 말했고, 검찰 출신인 조응천 의원의 어깨를 두드리기도 했다. 특히 안쪽에 앉아 있던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통로 쪽으로 다가와 윤 대통령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자 여당 의석에선 환호와 박수가 나왔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법무부 장관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의당 의원들과도 악수를 했다. 좌측으로 올라가 우측으로 내려온 뒤 중앙통로로 다시 올라가는 총 6분간의 악수 동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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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윤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게 우리 민주주의와 의회주의가 발전하는 한 페이지가 되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도 아주 기쁘고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과 모두 악수한 데 대해선 “정부와 의회의 관계에서 여야가 따로 있겠나”라고 말했다.

연설에 앞서 의장 접견실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사전환담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박 의장이 먼저 “중요한 문제에 관해 먼저 국회에 협의하고 조치하는 ‘선협의, 후조치’ 원칙을 세워 달라”고 말문을 열자 윤 대통령은 “의회가 국정의 중심이 되는 의회주의가 민주주의의 본질”이라고 호응했다. 이어 “예산안이 아니더라도 정부가 추진할 정책이 있으면 의회 지도자들과 사전에 상의하고 깊이 있는 논의를 거쳐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비공개 대화에선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이 미뤄지는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고 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총리로) 딱 한 사람만 생각했다. 이분이 협치의 적임자라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의회 지도자 여러분께 잘 부탁드리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비공개 환담에서) 제가 협치를 말했으나 박지현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인사 문제를 먼저 잘하라’는 취지로 맞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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