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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지율 추락에 위기맞은 김동연ㆍ이광재, 특별자치도가 반전 카드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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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자치도가 판을 뒤집는 지렛대가 될 수 있을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강행 처리 후폭풍과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의혹으로 당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코너에 몰린 더불어민주당의 경합지역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167석의 입법 역량에 기댄 어젠더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와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가 꺼낸 특별자치도 입법이 대표적이다.

이광재 더불어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가 25일 국회 더불어 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강원도를 위한 민주당 5대 비전 발표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광재 더불어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가 25일 국회 더불어 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강원도를 위한 민주당 5대 비전 발표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지율 고전 이광재…국회 찾아 강원자치도 추진 총력전

이광재 후보는 16일 빠듯한 강원도 일정에 틈새를 내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서영교(민주당) 국회 행정안전위원장과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잇따라 면담했다. 본인이 차출 수락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처리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서 위원장과 면담 후 이 후보는 “국민의힘도 비슷한 법을 발의한 만큼 반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서 위원장도 통과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실제 면담 후 열린 행안위 법안소위와 전체회의에서 자치도법은 손쉽게 통과됐다. 허영(민주당)ㆍ이양수(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병합해 대안으로 만들었다. 이 후보의 요청을 받은 민주당은 오는 25일 법제사법위, 26일 본회의 의결을 거쳐 “5월 내 법안 처리”(박홍근 원내대표)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강원도는 제주도처럼 재정 확장이 가능해지며 인사·조직 등에서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받게 되고 특히 성장 걸림돌로 꼽히는 각종 규제에서 예외를 인정받을 수도 있게 된다.

이 후보와 캠프는 “자치도법 통과에 제 운명이 달렸다”(지난 11일 당 중앙선대위 출범식)거나 “강원도의 생존이 달린 문제”(민주당 강원도당 논평)라는 표현으로 절박함을 표출하고 있다. 특별자치도 입법이 기울어진 선거판을 출렁이게 할 반전 카드로 보기 때문이다. 매일경제ㆍMBN이 메트릭스에 의뢰한 조사(12~13일)에서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는 49.1%, 이 후보는 37.6%를 기록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지사 후보가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강원지사 후보가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다만 “국민의힘도 이 법안을 찬성하고 있어, 법안 통과가 판세를 흔들만한 차별점이 되긴 어려울 것”(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병합 처리된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의 법안(2020년 9월)은 허영 민주당 의원의 법안(2021년 4월)보다 7개월 먼저 발의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때 강원 지역 1호 공약으로 강원자치도를 내세웠었다.

이 후보 측은 시행 시기와 발상의 기원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여당에서는 자치도 출범 시기를 2025년으로 잡고 있는데, 우리는 지체없이 이번에 바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과반 의석의 민주당 후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정”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각종 공개석상에서 “노무현 대통령 시절 제주특별자치도를 제가 기획했다”며 “강원도도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15일 경기 의정부시 경기청 북부청사 앞 경기평화광장에서 경기북부 지역현안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15일 경기 의정부시 경기청 북부청사 앞 경기평화광장에서 경기북부 지역현안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동연도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집중 홍보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는 15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북부의 잠재력을 터뜨려 대한민국 미래 변화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며 ‘경기북부 특별자치도 설치’ 공약을 발표했다. 특별법을 제정해 경기지사 임기 내 경기북부를 특별자치도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인구수 약 400만명에 달하지만 수도권정비계획법ㆍ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등의 중첩 규제에 묶여 있던 경기북부의 갈증을 분도와 자치도 설치로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경기북부 자치도 카드가 최근 선거에서 약진해 온 이 지역의 지지세를 끌어올려 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중앙일보ㆍ한국갤럽 조사(13~14일)에서 김동연 후보는 38.1%, 김은혜 후보는 40.5%를 각각 기록했는데, 권역별로 보면 신도시가 있는 고양ㆍ김포ㆍ파주 등 서북권에선 김동연 후보가, 동두천ㆍ양주ㆍ양평ㆍ연천ㆍ의정부 등 동북권에선 김은혜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다만 “분도 이슈는 여야 통틀어 30년째 등장하는 논제라서, 누가 꺼내든 반향 없는 주제”(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라는 말도 나온다. 이 대표는 “오히려 분도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적잖아 선거 득실을 따지기도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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