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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이르면 17일 한동훈 임명"…정호영은 '한덕수 카드'로 쓰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장관직에 임명할 계획이라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1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일주일 가량 지났지만 국무위원 인선이 기약 없이 늦춰지고 있다”며 “국회 청문보고서 재송부 시한이 도래한 한동훈, 김현숙 후보자에 대해 윤 대통령이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임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자가 임명되면 전체 18개 부처 중 16개 부처의 장관 인선이 마무리된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는 아직 보류 상태라고 한다.

앞서 한 후보자는 9일, 김 후보자는 11일 각각 국회 인사청문회를 치렀지만 민주당은 두 후보자를 ‘부적격 인사’라고 판단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들에 대한 보고서 채택을 국회에 재차 요청했지만 김 후보자의 경우 재송부 시한인 13일까지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다. 한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 재송부 시한은 이날 자정까지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가 보고서 채택 시한을 넘길 경우 대통령은 열흘 이내에서 기한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국회가 재송부 시한마저 넘길 경우 대통령은 그 다음 날부터 즉각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추가경정예산안 신속 처리를 위한 국회 시정연설에 앞에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환담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추가경정예산안 신속 처리를 위한 국회 시정연설에 앞에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환담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한덕수 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 표결이다. 총리 후보자는 다른 국무위원 후보자와 달리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재적 의원 과반 출석 및 출석 의원의 과반 찬성을 얻어야 임명할 수 있다. 민주당은 정호영, 한동훈 후보자 등의 낙마와 총리 인준을 연계시키며, 총리 임명동의안 표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한동훈 후보자를 임명한 뒤 여권이 정호영 후보자의 거취를 한덕수 후보자 인준 표결을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후보자를 낙마시켜 민주당이 총리 인준 표결에 참석할 명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윤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에게 정 후보자의 지명 철회 필요성을 전달했다고 한다.

정 후보자의 보고서 재송부 시한은 지난 9일까지였지만, 윤 대통령이 16일까지 정 후보자 임명을 보류하고 있는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다만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인준 표결을 위해 어느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겠다는 이른바 ‘정치적 거래’에 대해 부정적”이라며 “정 후보자의 임명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시정연설 전 여야 지도부와 만나 한덕수 후보자의 국회 인준 협조를 요청했다. 당시 자리에 함께 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은 ‘한 총리 후보의 경우 본인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부터 협치와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미리부터 이분이 총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여야 협치를 가장 잘해낼 총리감이 한덕수 후보라고 생각했다. 협치 카드로 한덕수 후보를 지명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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