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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차(茶) 사랑도 옛말…레드오션 전락한 中 커피 시장, 돌파구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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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의 길거리는 차보다 커피 향이 가득하다. 전통찻집보단 각양각색의 커피숍이 더 눈에 띈다.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는 중국에 약 5천 개의 매장을 열었고 중국판 스타벅스 루이싱커피(瑞幸咖啡)는 새로 개발한 커피 메뉴 하나로 1년에 1억 잔을 판매했다.

중국의 커피 소비 인구와 1인당 소비량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식을 줄 모르는 커피 열풍은 다양한 전통차 브랜드를 커피 산업으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상충하는, 어쩌면 어울리지 않을 법한 기업마저도 커피 세계로 인도했다.

그 예가 중국의 유명 스포츠 브랜드 리닝(李寧)이다. 중국 애국 소비 열풍의 주역으로 꼽히는 리닝은 지난 4월 상표권 ‘닝커피(寧咖啡·NING COFFEE)’를 출원했다. 국제 분류는 요식업과 숙박업종으로 등록됐으며 상표권 심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닝은 향후 리닝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커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는 고객의 쇼핑 경험과 서비스 질을 향상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사진 whatsonweibo]

[사진 whatsonweibo]

리닝뿐만이 아니다. 중국 기업 정보 플랫폼 치차차(企查查)에 따르면 유명 만두 업체 거우부리(狗不理), 유명 전통 약방 퉁런탕(同仁堂)', 중국우정(中國郵政·우체국), 국영 석유 업체인 페트로차이나(中石油)와 시노펙(中石化) 역시 커피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우정은 지난 2월 샤먼(夏門)에 '우체국 커피(POST COFFEE) 1호점을 오픈했고, 오픈 첫날 1000잔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노펙은 2019년 새로운 커피 브랜드 이제커피(易捷咖啡)를 론칭하고 장쑤성 쑤저우 지역에 첫 문을 열었다. 초기에는 시노펙 주유소에서 커피를 판매했고, 최근 들어 자체 오프라인 매장을 건축하며 "배달 + 매장 내 소비"의 새로운 소매 모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시노펙이 론칭한 이제커피(易捷??)의 초기 모습과 현재 사진 시노펙]

[시노펙이 론칭한 이제커피(易捷??)의 초기 모습과 현재 사진 시노펙]

전통 산업의 거물들이 잇따라 커피와 다과 등 식음료 산업에 속속 진출하면서 업계의 판도가 뒤집히고 있다. 이들 기업이 공통적으로 보유한 장점은 대규모 채널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다양한 채널, 방대한 데이터로 소비자와의 접촉을 강화하면서 커피 시장에서 역시 빠르게 경쟁력을 키워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 기준 리닝의 중국 지역 오프라인 매장 수는 5,872곳에 달한다. 해당 매장에 커피 서비스가 도입된다면 최소 5천 곳 이상의 닝카페가 탄생할 수 있어 전문가들은 중국 커피 시장을 주름잡는 스타벅스, 루이싱, 코스타 커피(Costa Coffee) 및 퍼시픽 커피 등 주요 브랜드의 대항마로 리닝이 떠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 小红书 캡처]

[사진 小红书 캡처]

그러나 전통 브랜드의 커피 산업 진출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대형 카페나 프랜차이즈가 아닌 자영업자들이 설 자리가 점차 줄고 있다는 거다. 2021년 초 중국의 신구(新舊) 브랜드가 커피 산업에 폭발적으로 진입하던 시기, 커피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고급 원두 가격은 약 5% 인상됐다.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 상인은 “자영업자들은 원두 소량 주문 시 거절을 당하기 일쑤였고 고객 유입도 현저히 낮아졌다”고 밝혔다. 또 커피 기업 간의 가격 경쟁력이 심화하며 일반적인 커피 가격의 가격 균형을 흐트러뜨려 이 역시 큰 딜레마라 밝혔다.

2025년 예상 시장 규모 1조 위안,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아? 

중국 연구기관 아이미디어 리서치(iiMedia Research)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커피 시장 규모는 약 3817억 위안(약 71조 원)으로 추산된다. 중국 커피 시장은 27.2%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그 규모는 2025년 1조 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다른 산업과 비교했을 때 진입 문턱이 낮고 사업 모델이 복잡하지 않으며 총이익률이 매우 높기에 업계 거물들이 뛰어들기 충분한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커피 시장이 마냥 낙관적인 건 아니다. 상당한 기업들이 커피 시장에 몰리면서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는 관측도 상당하다. 게다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시노펙(中石化)의 이제커피 확장은 잠시 정체되었고 페트로차이나(中石油)의 프리미엄 커피 판매는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게다가 현재 중국의 커피 시장은 여전히 전통적인 커피 전문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다. 특히 전문 커피 원두 분야에서는 스타벅스가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커피 시장에 나서는 새로운 브랜드들이 대대적 마케팅을 통해 일시적 흥행 가능성은 있을 테지만 맛과 제품, 인지도가 더욱 떨어지는 이유 등으로 장기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진 비쥬얼 차이나]

[사진 비쥬얼 차이나]

오프라인 매장 대신 전자상거래와 결합해 훨훨 날기도…

[사진 더우수]

[사진 더우수]

오프라인 매장보다 전자상거래와의 결합으로 돌파구를 찾은 기업도 있다. 중국의 더우수(豆叔·커피삼촌) 커피는 2009년 타오바오에 매장을 열고 2014년 티몰에 입점했다. 티몰에 입점한 이래 회원 수는 40만 명, 연간 거래액은 2000만 위안(약 48억 원)에 육박한다. (2021년 기준)

더우수는 프리미엄 원두를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나섰다. 창업 초기 베이징에 작은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지만 익숙지 않은 맛과 높은 가격 등의 요인으로 소비자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더우수는 즉시 웨이보, 위챗, 더우반 등의 SNS 채널에 커피 관련 콘텐트를 올리거나 커피 교육을 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또 타오바오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다양한 커피 도구의 사용법을 소개하고 다양한 맛의 원두를 맛보는 등 소비자와 적극 소통하며 브랜드 대중화에 성공했다.

[사진 더우수]

[사진 더우수]

전자상거래를 통한 운영 측면에서 눈에 띄는 건 멤버십 운영제다. 더우수는 신상품이나 혜택이 출시되면 회원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하고,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해당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더우수 창업자는 전자상거래를 통한 판매 방식은 소비자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척도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커피 시장에 뛰어든 전통 기업들은 그들만의 고유한 브랜드 바운더리를 구축해 폭넓은 소비자층과 고정 소비층을 확보하는 것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1조 위안 커피 시장을 휘어잡을 거물 기업의 탄생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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