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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확장에 몸값 올리려는 터키 “쿠르드당 지원부터 멈춰라”

중앙일보

입력

터키가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몽니'를 부리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터키 측과 대화를 나눴으며, 합의를 볼 것이라 매우 확신한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 [EPA=연합뉴스]

1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 [EPA=연합뉴스]

이날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앞서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터키 측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동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해 핀란드‧스웨덴 대표단을 만났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회동이 끝난 후 자국 기자들과 만나 “핀란드와 스웨덴이 자국 내 테러범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터키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를 해제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전달하면서도 “이날 두 나라와 대화는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터키의 합법적 우려를 덜어주기 위한 제안을 했고,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장에 도착한 모습. [AP, DPA=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장에 도착한 모습. [AP, DPA=연합뉴스]

블링컨 국무장관도 “회동에서 나눈 대화들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순 없지만 터키 측과 우려 사항을 논의했고, 의견 일치를 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터키가 ‘테러리스트’라고 언급한 단체는 북유럽에 위치한 쿠르드족 분리독립 조직들이다. 특히 터키 출신 쿠르드족이 이민자가 많은 스웨덴에선 무장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핀란드 정부가 나토 가입 신청을 내기로 했다고 공식 선언한 가운데,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도 스톡홀름 사회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웨덴의 안전을 위해 나토에 가입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의회는 나토 가입과 관련한 토론을 할 예정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모든 동맹국은 이 순간의 역사적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며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양국의 나토 가입 결정은 유럽의 지정학적 환경을 바꾸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낳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월 1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있는 공항에서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인 러시아 군이 경비를 서고 있다. [AFP=뉴스1]

지난 1월 1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있는 공항에서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인 러시아 군이 경비를 서고 있다. [AFP=뉴스1]

한편,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16일 러시아는 올해로 창설 20주년을 맞은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CSTO는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소속 6개국(러시아‧벨라루스‧아르메니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의 집단안전보장 조직이다. 회원국 중 하나라도 침공을 당할 경우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나토 헌장 제5조와 유사한 조약(제4조)을 갖고 있다.

이날 정상회의에선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의사 발표 등 변화하는 안보 환경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주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정상회의엔 소속 6개국 정상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며, 국제 및 지역의 현안과 집단 안보 체제 구축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이날 타스 통신은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한 논의도 의제가 될 것이라는 높은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는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공식화한 후 “군사 보복도 불사할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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