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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북전문가 “北 ‘제로백신’… 10만명 이상 사망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북한 김정은 최대비상방역체계의 가동실태 점검 협의회 지도.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최대비상방역체계의 가동실태를 점검하고 정치실무적 대책들을 보강하기 위해 14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협의회를 소집했다고 북한 중앙TV가 14일 보도했다. 김정은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보고를 청취하고 있다.연합뉴스, 조선중앙TV 화면

북한 김정은 최대비상방역체계의 가동실태 점검 협의회 지도.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최대비상방역체계의 가동실태를 점검하고 정치실무적 대책들을 보강하기 위해 14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협의회를 소집했다고 북한 중앙TV가 14일 보도했다. 김정은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보고를 청취하고 있다.연합뉴스, 조선중앙TV 화면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10만명 이상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미 싱크탱크 중 하나인 ‘우드로윌슨센터’ 주도로 작성돼 15일(현지시간) 공개된 한미 양국 전문가 20인의 정책 제언 보고서에서 “김정은이 미국의 군사력보다 더욱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공중 보건 인프라가 전혀 없는 북한에 팬데믹이 창궐할 가능성”이라고 했다. 해당 보고서는 최근 미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에 제출됐다.

차 석좌는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국이 지원하는 백신 이니셔티브인 코백스가 여러 차례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에게 어떠한 코로나 백신도 접종하지 않은 전 세계 2개 국가 중 하나”라며 “그 결과 2500만명 주민이 거대한 질병 창궐에 취약하게 됐고, 이미 감염이 된 극소수만이 면역력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국가는 북한과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두 곳뿐이다.

그는 “CSIS가 소집한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주민에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음에 따라 북한내 코로나19 변이가 갑작스레 발발한다면 10만명 이상이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2년 이상 시행했는데, 이 때문에 중요한 식량과 의약품 공급이 차단돼 심각한 자원난을 겪고 있다”며 “이것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끔찍한 일일 뿐만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욱 진화할 기회를 제공해 잠재적으로는 백신이나 이전 감염으로 인한 면역 효과를 무력화시킴으로써 팬데믹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핵문제와 별개로 북한내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지원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 정권은 한국과 미국이 지원하는 코백스의 대규모 mRNA 백신 이니셔티브를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는 김정은이 부분적으로 경제를 재개방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지원은 북미 간 분위기를 개선하고 북한의 새로운 연쇄 도발을 막을 수도 있다”면서도 “(이런 지원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함께 추구하고 있는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 따르면 북한에서 지난 14일 오후 6시부터 전날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39만2920여명의 신규 발열 환자가 발생했고 8명이 사망했다.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 수는 총 5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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