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정우성, 나란히 칸 레드카펫 밟는다…아이유도 칸 데뷔

중앙일보

입력 2022.05.16 13:05

업데이트 2022.05.16 17:17

배우 이정재(왼쪽)의 감독 데뷔작 '헌트'가 올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오른쪽은 정우성. [사진 칸국제영화제,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배우 이정재(왼쪽)의 감독 데뷔작 '헌트'가 올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오른쪽은 정우성. [사진 칸국제영화제,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배우 이정재‧정우성이 이정재 감독 데뷔작 ‘헌트’로 19일(이하 현지 시간)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다. 17일 프랑스 칸에서 개막하는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헌트’는 19일 자정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리는 ‘미드나잇 스크리닝(심야상영)’ 부문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정재가 각본을 쓴 ‘헌트’는 두 안기부 요원이 조직 내 스파이 색출을 위해 서로를 의심하며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에 휘말리는 첩보액션 영화다. 이정재‧정우성이 공동 주연을 맡아, 영화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다. 함께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건 처음이다. 두 배우 모두 공식 상영 전날인 18일 현지 도착 예정이다.

17일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개막

이정재 절친 정우성과 감독작 초청

지난달 칸 초청작 발표 후 이정재는 “‘하녀’(2010년 경쟁부문 진출)로 처음 칸영화제에 갔는데 너무 멋있고 또 영화인으로서 꼭 한번 왔으면 했던 영화제였다”면서 “또 올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연출로 가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우성은 2008년 비경쟁 부문에 상영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칸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외신에서도 ‘헌트’를 “‘오징어 게임’ 스타의 칸영화제 귀환”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지난달 14일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이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을 통해 상영된다”며 집중 보도했고, 데드라인‧스크린데일리‧할리우드리포터 등에서도 이정재의 칸 초청 소식을 조명했다. 프랑스 매체 TF1은 ‘헌트’를 “제75회 칸영화제의 볼거리”로 주목했다. ‘부산행’ ‘공작’ 등 한국 장르영화를 단골 초청해온 미드나잇 스크리닝이 한국영화로 또 한 번 들썩이게 됐다는 것이다.

‘헌트’에서 이정재는 조직 내 스파이를 집요하게 쫓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 역을, 정우성은 스파이의 실체에 다가서는 또 다른 요원 ‘김정도’ 역을 맡았다. 각각 해외와 국내 활동을 담당해온 박평호와 김정도는 조직에 깊숙이 침투한 북한 간첩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극비 정보를 유출하기 시작하자, 서로의 부서를 조사하는 일에 착수한다. 의심과 경계 속에서 진실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대통령 암살 음모가 드러난다. 영화사와 사전 인터뷰에서 이정재는 “신념과 원칙에 관해 갈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우리는 종종 왜곡된 진실을 믿게 되면서 대립하게 된다. 세상에는 우리의 갈등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머지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지속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1993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연기 데뷔한 이정재는 2년 전 주연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연출에 관심 갖게 된 계기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영화 ‘도둑들’(2012)에 함께 출연했던 홍콩배우 임달화를 언급하며 “선배가 연기 외에도 프로듀싱, 시나리오 집필, 연출까지 한다는 말을 듣고 뭔가 세게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큰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또 ‘절친’ 정우성의 출연에 대해서도 “4년간 제안했고 4년 동안 퇴짜를 맞았다.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꼭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헌트’에는 베테랑 스태프도 뭉쳤다. ‘아수라’ ‘악마를 보았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이모개 촬영감독, ‘공작’ ‘마스터’ ‘군도: 민란의 시대’의 박일현 미술감독, ‘백두산’ ‘독전’ ‘범죄도시’에 참여한 허명행 무술감독 등이다. 영화 ‘공작’으로 2018년 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던 제작사 사나이픽처스가 제작을,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이 투자‧배급을 맡았다. 한국에선 올여름 극장 개봉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대면 개최하는 칸영화제는 올해 특히 한국영화의 강세가 눈에 띈다. 영화제의 꽃 공식경쟁부문엔 한국과 일본 거장 감독이 각각 만든 다국적 한국영화가 2편이나 초청됐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다. 지난해 경쟁부문에 한 편도 진출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씻었다.

칸 데뷔 아이유 "살면서 이런 날 또 있을까" 

박찬욱 감독, 박해일, 탕웨이 주연의 '헤어질 결심'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사진 CJ ENM]

박찬욱 감독, 박해일, 탕웨이 주연의 '헤어질 결심'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사진 CJ ENM]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칸 경쟁부문에 복귀했다. 박 감독은 2004년 영화 ‘올드보이’로 첫 초청 돼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이후 경쟁부문 초청만 4번째다. 홍상수 감독과 한국감독 중 공동 최다 기록이다. ‘헤어질 결심’은 변사사건 담당 형사가 사망자의 아내와 뒤얽힌 수사 멜로물로 배우 박해일, 중국 배우 탕웨이가 주연했다.
‘브로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송강호‧강동원‧배두나‧이지은(아이유)‧이주영 등 한국 배우들과 한국말로 찍은 영화다.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되찾기 위해 불법 입양 브로커, 아기의 친모, 형사 등이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르는 여정을 담은 로드무비다. 칸 황금종려상 수상 경험이 있는 고레에다 감독(‘어느 가족’), 송강호(‘기생충’)가 뭉쳐 올해 단연 화제작이다. 송강호는 7번째, 고레에다 감독은 8번째 칸을 찾는다. 이지은은 첫 상업영화 출연작으로 칸영화제에 데뷔하게 됐다. 지난 10일 ‘브로커’ 제작보고회에서 그는 “살면서 이런 날이 또 있을까 하는 마음”이라며 “열심히 배우고 즐기고 오겠다”고 말했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 감독 및 배우들은 각각 23‧26일 열리는 프리미어 상영 등 공식 일정 시작 이틀 전 현지에 짐을 푼다고 영화사 측은 전했다.

배두나 형사 연기한 2편 한꺼번에 초청 

정주리 감독, 배두나 주연 영화 '다음 소희'가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한국영화 최초로 선정됐다. [사진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정주리 감독, 배두나 주연 영화 '다음 소희'가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한국영화 최초로 선정됐다. [사진 트윈플러스파트너스]

‘브로커’로 고레에다 감독과 ‘공기인형’(2009년 칸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초청) 이후 다시 뭉친 배두나는 올해 비평가주간 폐막작 ‘다음 소희’까지 2편이 칸영화제에 진출했다. 두 영화 모두 배두나가 형사 역을 맡았다. 25일 칸에서 베일을 벗는 ‘다음 소희’는 배두나와 함께한 장편 데뷔작 ‘도희야’로 2014년 칸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던 정주리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콜센터 현장실습생 소희(김시은)가 겪는 사건에 의문을 품는 형사(배두나)의 이야기를 그렸다. 배두나는 촬영 일정상 참석 여부를 아직 조율 중이다. 배우 오광록도 프랑스 영화 출연작 ‘리턴 투 서울’(All the People I'll Never Be)’로 칸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을 찾는다. 캄보디아계 프랑스 감독 데이비 추가 한국계 입양아 소재를 다뤄 오광록‧김선영 등 한국배우들이 출연했다. 올해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문수진 감독 애니메이션 ‘각질’은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올해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올해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 초청된 문수진 감독의 애니메이션 '각질'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배급팀 씨앗]

올해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 초청된 문수진 감독의 애니메이션 '각질'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배급팀 씨앗]

‘브로커’ ‘헤어질 결심’이 황금종려상을 겨루는 올해 공식 경쟁부문은 지난달 초청작 발표 후 3편이 추가되며 총 21편이 진출했다. 코로나19로 공개를 미뤘던 신작이 대거 돌아오며 경쟁작도 강력해졌다. 칸이 사랑하는 할리우드 거장 제임스 그레이 감독이 1980년대 뉴욕을 돌아본 ‘아마겟돈 타임’은 앤 헤서웨이와 안소니 홉킨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공포영화 ‘미래의 범죄’는 비고 모텐슨, 레아 세이두,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 스타 배우가 뭉쳤다. 정부 비판적 작품활동을 해온 러시아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차이콥스키의 아내’), 벨기에의 다르덴 형제(토리와 로키타) 등 유럽 거장도 황금종려상을 노린다. 공식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지난해 황금종려상 수상작 ‘티탄’의 프랑스 배우 뱅상 랭동이 맡았다. 랭동은 “용기와 자유를 품은 미래의 영화들을 소중히 잘 살펴보겠다”고 영화제를 통해 밝혔다.
올해 개막작은 프랑스 감독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좀비 코미디 ‘파이널 컷’으로 일본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2017)의 프랑스판 리메이크작이다. 개막식에선 미국 배우 포레스트 휘태커가 공로상을 받는다. 올해 칸영화제는 28일까지 12일간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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