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동연-김은혜 접전 속…'박완주 사태'뒤 여심 5.8%p 이동했다 [지방선거 여론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경기지사 선거에 도전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중앙포토

경기지사 선거에 도전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중앙포토

6·1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지사 선거는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대리전 양상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두 대선 주자의 후광을 입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김동연 민주당 후보가 출마한 데 이어 박빙 경쟁까지 반복되고 있다. 다만 김은혜 후보와 강용석 무소속 후보의 보수 진영 단일화 가능성, 박완주 민주당 의원의 성비위 의혹 등은 막판 변수로 꼽힌다.

백중세 승부 중 여심(女心) 변화 두드러져…“박완주 사건 영향”

김동연 후보와 김은혜 후보는 계속해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3~14일 경기도의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김동연 후보는 38.1%, 김은혜 후보는 40.5%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달 29~30일 조사와 비교해 김동연·김은혜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0.1%포인트에서 2.4%포인트로 늘긴 했지만 여전히 오차범위(±3.1%포인트) 내였다.

권역별로는 고양·김포·파주 등 서북권에선 김동연 후보가, 동두천·양주·양평·연천·의정부 등 동북권에선 김은혜 후보가 각각 우세한 양상이 뚜렷했다. 경기도는 전통적으로 접경 지역인 북부의 보수 성향이 강했지만 같은 북부에서도 신도시를 끼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지지 성향이 달라진 듯한 모양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 이준호 대표는 “서북권 지역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과거와 달리 ‘남진북보’(경기 남부권은 진보 성향, 북부권은 보수 성향)’ 현상이 옅어졌다”며 “지난 대선에서도 서북권에서 이재명 위원장의 득표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연령별로는 김은혜 후보가 이번에도 60대 이상에서 전폭적인 지지(60.5%)를 얻었다. 50대에선 동률(42.4%)이었다. 김동연 후보가 앞섰던 연령대라 할지라도 지지율 격차는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줄었다. 20대는 11.9%포인트에서 1.3%포인트로, 30대는 10.6%포인트에서 1.0%포인트로 지난 조사에 비해 상당히 좁혀졌다.

여심(女心)에서는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김동연 후보를 지지한 여성 응답자 비율은 같은 기간 45.4%에서 39.6%로 5.8%포인트 줄었다. 이준호 대표는 “최근 민주당에서 벌어진 성비위 논란이 표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민주당은 정책위의장을 지낸 3선의 박완주 의원을 성비위 의혹으로 제명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또 다시 성비위 의혹에 민주당이 휩싸이면서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다만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과거 검찰 재직 시절 성비위 관련 문제에 연루됐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민주당은 반격에 나서고 있다.

김은혜·강용석 단일화는 마지막 변수…“보수층 결집 가능”

이번 여론조사에서 4%의 지지율을 얻은 강용석 후보와 김은혜 후보의 단일화 문제도 중요 변수로 언급된다. 지난 14일 강 후보는 김은혜 후보에게 “양자 TV토론 후 당적을 표기하지 않고 이름만으로 여론조사를 하자”며 단일화를 제안한 상태다. 김은혜 후보 측도 중앙일보에 “도민의 뜻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히며 일단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김은혜 후보와 강 후보의 지지율을 합산하면 지난 대선 당시 윤 후보의 경기도 득표율을 웃도는 수치가 나온다”며 “두 선거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단일화가 되면 분산된 보수 표심이 응집될 것이라는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단일화를 통해 중도층 표심은 오히려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경기지사뿐 아니라 경기교육감 선거에서도 ‘윤석열 대 이재명’의 대선 경쟁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교육감 선거와 달리 경기교육감 선거는 진보·보수 진영 모두 각각 단일화에 성공해 일대일 경쟁 구도로 선거를 치르게 됐다. 진보 진영 후보로는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 교육대전환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보수 진영 후보는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특별고문이었던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나섰다. 임 전 실장은 이번 조사에서 34.5%를 기록해 29.5%을 얻은 성 전 원장을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경기도에선 2009년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이후 13년 간 진보 진영에서 교육감이 배출됐다.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했나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022년 5월 13일~14일 18세 이상 남녀 서울 1001명, 인천 803명, 경기 101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유선 임의전화걸기(RDD)와 무선(가상번호)을 결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각각 비율은 서울 14.9%·85.1%, 인천 15.2%·84.8%, 경기 15.3%·84.7%다. 유·무선 평균 응답률은 서울 12.3%, 인천 10.8%, 경기 12.1%며 2022년 4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가중값을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서울 ±3.1%포인트, 인천 ±3.5%포인트, 경기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