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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무기·전차·자주포…우크라 전장에 K방산 수요 커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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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경남 창원시 성산구 신촌동에 위치한 한화디펜스 1사업장 내부. 축구장 10개 넓이(5만8500㎡)의 초대형 공장 한 켠에 ‘위장 도색’ 직전의 K9 자주포가 위용을 뽐내고 있다. 김경진 기자

경남 창원시 성산구 신촌동에 위치한 한화디펜스 1사업장 내부. 축구장 10개 넓이(5만8500㎡)의 초대형 공장 한 켠에 ‘위장 도색’ 직전의 K9 자주포가 위용을 뽐내고 있다. 김경진 기자

지난해 70억 달러(약 8조9900억원)의 수출 계약을 달성한 한국 방위산업이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K방산’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15일 중앙일보가 전문가 도움을 받아 K방산의 강·약점과 기회·위기 요인(SWOT)을 분석한 결과다. 우선 제조업과 우주·항공 분야에서 축적한 제조 노하우가 강점으로 꼽혔다. 안영수 항공전략연구원장은 “북한이라는 적을 둔 상태에서 지속적·안정적인 내수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K방산의 강점”이라며 “이런 요인이 민간 분야의 제조 경쟁력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핵심 기술에선 선진국과 격차가 여전한 것이 약점이다. 유형곤 국방기술학회 센터장은 “국산화율이 낮고, 원천기술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아 부가가치를 높이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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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보다 한발 늦은 기술 개발도 약점으로 꼽혔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전문위원은 “자주포의 경우 선진국은 병력 감축 추세에 맞게 운용 인력을 2~3명 수준으로 줄인 데 비해, 국내는 여전히 6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라며 “기업이 미래를 내다보고 신기술을 먼저 제안하고, 개발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 방산 업계에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유형곤 센터장은 “전쟁 양상을 보면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유도무기·전차·자주포 등의 수요가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모두 성능과 운영 유지의 안정성 측면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높은 분야”라고 진단했다.

신종우 전문위원도 “탄도탄·드론 요격 등 공중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데, 한국은 이런 능력을 갖춘 몇 안 되는 나라”라며 “이 분야에서 수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 요소도 상존한다. 유 센터장은 “국가 간에 ‘네 편 내 편’이 나뉘고, ‘무기 동맹’이 강화하면서 국내 기업이 설 곳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신 전문위원 역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회원국 간 연대를 강화할 경우 한국으로선 유럽 수출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선도적 기술개발 못지않게 정부의 역할 역시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영수 원장은 “첨단 제품을 선호하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K방산에 새로운 기회가 오고 있다”며 “주요국과 상호 호혜적 수출 시장을 여는 등 정부가 외교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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