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하루 발열자 30만명 육박, 중국에 방역·치료 SOS

중앙일보

입력 2022.05.16 00:02

업데이트 2022.05.16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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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최근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1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북한 방역 요원이 차량에 소독작업을 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최근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1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북한 방역 요원이 차량에 소독작업을 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12일 코로나19 환자 발생 소식을 알린 북한에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누적 사망자도 42명으로 늘었다고 북한이 15일 밝혔다. 북한은 또 중국에 방역 및 치료와 관련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가에선 이미 중국 의료진이 북한으로 출발했다는 소문도 있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이날 “14일 오후 6시 현재 82만620여 명의 유열자(코로나19 감염 의심자)가 발생했고, 49만6030여 명 완쾌 및 32만4550여 명 치료를 마쳤고 42명이 사망했다”며 “13일 저녁부터 14일 18시까지 29만6180여 명의 유열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12일 1만8000여 명의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고 공개한 뒤 이틀 만에 30만 명가량으로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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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북한에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나 PCR(유전자 증폭)검사 장비가 부족한 점을 고려하면 실제 환자는 북한의 공식 발표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4일 정치국 협의회에서 “건국 이래의 대동란”이라며 예비 의약품 보급 방안을 논의했다.

김정은

김정은

대북 소식통 사이에선 중국과 국경이 맞닿은 함경북도 일부 지역에서 지난 3월부터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익명을 원한 소식통은 “2020년 1월 중국·러시아와의 국경을 완전히 봉쇄한 지 2년여가 지나고 내부 자원이 고갈되면서 (북·중) 국경을 암암리에 오간 사람이 더러 있었다”며 “이들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일성 생일(4월 15일)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군 기념일(4월 25일) 등 지난달 전국적으로 실시한 대규모 정치 행사를 통해 전국으로 퍼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달 25일 북한이 수만 명을 동원한 열병식에 참석했던 군인 중 코로나19 증상을 보여 군부대와 열병식 참가자들의 이동을 제한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김 위원장은 14일 양형섭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면서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덴탈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 주민은 대부분 덴탈 마스크를 착용한다.

통일부는 15일 “북한 내 코로나 확산 상황 및 신속한 대응 필요성 등을 감안해 북한의 코로나 방역 노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북측에 이와 관련한 제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16일 예상되는 권영세 장관 취임 이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등을 통해 실무 접촉 제안을 검토 중이다. 북한이 수용할 경우 남북 냉각기를 전환하거나 7차 핵실험 등 북한의 군사적 행동을 막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문제는 북한의 대화 수용 여부다. 북한은 “중국 경험을 따라 배우라”고 하는 등 우선 중국·러시아에 손을 벌리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윤석열 행정부 출범 직후부터 ‘손 내밀기’보다는 한·미를 향해 적대시 정책 철회를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다시 꺼낼 수 있다.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대화에 응한다면 위급한 상황을 넘기겠다는 일회성일 수 있다”며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보고 정책 노선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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