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R 검사' 하루에 120건만 한다…北은 확진자 어떻게 찾나

중앙일보

입력 2022.05.15 18:22

업데이트 2022.05.15 19:32

국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약하다고 하지만 현재 북한의 방역 및 의료 체계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마스크를 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대비상방역체계 가동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14일 협의회를 소집해 보고를 듣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마스크를 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대비상방역체계 가동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14일 협의회를 소집해 보고를 듣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북한에는 집계에 안 잡히는 다수의 '숨은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탈북민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기본적으로 보건 설비가 열악하고 모든 지방에 코로나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진단 키트,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발표보다 훨씬 많은 확진자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발열 여부로 코로나19 감염 의심자를 분류한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는 "북한은 현재 하루 약 120건의 PCR 검사를 하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한다"면서 "지금 같이 몇만, 몇십 만 명 나오는 상황에서는 그 정도 역량으로는 대처할 수 없으니 결국 발열 여부로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의 경우 발열을 동반하지 않기도 해 실제 확진자가 훨씬 많은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중앙TV는 북한 국가방역사업이 '최대 비상방역 체계'로 전환됐다고 15일 보도했다. 전면 봉쇄·격리 조치가 내려지면서 도시 곳곳이 텅 비어있고 도로와 인도에는 차량과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조선중앙TV는 북한 국가방역사업이 '최대 비상방역 체계'로 전환됐다고 15일 보도했다. 전면 봉쇄·격리 조치가 내려지면서 도시 곳곳이 텅 비어있고 도로와 인도에는 차량과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태 의원은 "현재 북한은 이동을 제한하고, 접촉 기회를 통제하는 고강도 봉쇄 정책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이미 모든 국경을 닫았다. 지난 12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봉쇄와 격폐(격리)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사망자가 크게 늘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백신 접종률이 '제로(0)'에 가깝다. 문진수 서울대 의대 통일의학센터 소장은 "북한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중증 발생률이 높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중환자실에서 치료하다 정 안 되면 사망하는데, 북한은 보건 의료 인프라가 열악해 중증으로 진전되면 사망을 막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평양의 현대식 병원인 김만유병원 리룡수 과장은 15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항생제와 해열제 사용법 등 코로나19 대처법을 상세히 소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북한 평양의 현대식 병원인 김만유병원 리룡수 과장은 15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항생제와 해열제 사용법 등 코로나19 대처법을 상세히 소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태영호 의원은 "김정은이 이번에 비상 상황에 비축했던 약을 다 내놓겠다고 했는데, 그건 전쟁 예비 물자 창고를 열겠다는 것"라면서 "전쟁용 물자는 마지막 수단인 만큼 코로나19 유행과 의약품 부족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윤리나 휴먼라이츠워치의 수석연구원은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예방 접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약품도 거의 없으며, 보건 기반시설은 이 전염병을 다룰 능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 일꾼들이 방역사업에서 주도권을 생명으로 틀어쥐고 방역 대전 승리의 돌파구를 앞장에서 열어나가기 위한 작전과 지휘를 짜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 일꾼들이 방역사업에서 주도권을 생명으로 틀어쥐고 방역 대전 승리의 돌파구를 앞장에서 열어나가기 위한 작전과 지휘를 짜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에 백신을 지원하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진수 교수는 "북한에 화이자·모더나 같은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을 지원해도 저온상태를 유지하면서 배송하는 콜드체인 체계가 없어 그 백신 지원은 어렵다. 그걸 지원하려면 냉동 차량 기름을 포함해 콜드체인 체계를 패키지로 지원해야 하는데, 유엔 제재와 충돌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문 교수는 "일각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춰 이 문제를 패키지로 다루는 문제를 고려하자는 주장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북한 상황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요한 아주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북한에서 '보건'은 (체제 유지) 수단이기 때문에 인민들의 건강·생명·삶의 질 때문에 위기감을 느끼진 않을 것"이라며 "봉쇄·격리·소독 세 가지라는 그들 식의 방역만으로도 자유자재로 컨트롤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번 코로나19 관련 대대적인 발표 역시 대내 선전이나 미국 겨냥 북핵 문제 관련해서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수단일 것"이라면서 "국제사회나 남측에 지원을 요청하는 의도는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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