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핀란드에 "실수했다" 경고한 날…0시 땡하자 시작한 보복

중앙일보

입력 2022.05.15 17:46

업데이트 2022.05.15 22:06

핀란드 정부는 15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가 15일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나토 가입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가 15일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나토 가입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이날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가입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핀란드가 나토 회원국 가입을 신청하고 있다. 보호된 핀란드는 안정적이고 강하고 책임감 있는 북유럽 지역의 일부로 태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마린 총리는 "우리의 결정은 역사적이다. 나토 회원국으로서 동맹 전체 안보도 책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핀란드 의회는 이를 며칠 안으로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절차는 형식적인 것으로 간주된다고 AP는 전했다. 이에 따라 핀란드는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 공식 가입 신청을 내게 되며, 이는 내주 중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두 지도자는 지난 12일 공동성명을 내고 나토 가입 의지를 공식화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4일 니니스퇴 대통령과 통화에서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2017년 핀란드 남부 도시 사본린나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2017년 핀란드 남부 도시 사본린나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양국 정상의 통화는 핀란드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달라진 안보 환경 등을 들어 핀란드의 나토 가입 계획을 설명했다고 한다. 통화 이후 니니스퇴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는 직접적이고 솔직했으며 상황 악화를 낳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은 핀란드가 안보 위협이 실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군사적 중립이라는 기존 정책을 바꾸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러한 결정은 오랜 기간 이웃 국가로 쌓아온 상호 협력의 환경에도 악영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공식화한 후 “군사 보복도 불사할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유럽연합(EU) 국가 중에선 가장 긴 국경(약 1340㎞)을 맞대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가 11일 스웨덴 하르프순드에서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가 11일 스웨덴 하르프순드에서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영국 BBC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0시를 기해 핀란드로 향하는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인테르RAO 자회사인 RAO 노르딕은 전날 “전력 대금이 납부되지 않아 14일부터 전력 공급을 중단한다”고 예고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달 6일 이후 전기 요금을 받지 못했다는 러시아 측의 주장이 서방의 제재와 연관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이러한 행동은 핀란드에 대한 보복성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핀란드 전체 전력 사용량 중 러시아산 전력은 10%를 차지한다. 핀란드가 현재 부족한 전력을 스웨덴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경고와 전력 차단에도 불구하고 핀란드는 가입 의지를 보인 지 3일 만에 가입 신청을 발표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논의해온 스웨덴은 며칠 내 나토 가입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 의사가 공식화되면 양국 정부가 함께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14일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 신청을 한다면 환영받을 것이고, 절차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입 절차 중 두 국가의 안보 공백에 대비해 지난 11일 영국이 스웨덴‧핀란드와 새로운 안보 협정을 맺었고, 최근 미국‧독일도 비슷한 안보 지원을 약속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문제는 두 국가의 나토 가입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공개 언급한 터키다. 나토 규정상 신규 회원국 가입에는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터키 측은 북유럽 국가에서 활동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문제 삼고 있다. PKK는 터키 남동부 등에 있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로, 터키는 테러단체로 규정한다. 쿠르드족 이민자가 많은 스웨덴에서는 쿠르드족 출신 의원 6명이 활동 중이다. 이와 관련 미르체아 제오아너 나토 사무차장은 15일 “터키는 중요한 동맹국이며, 우려를 제기한 것뿐”이라며 “터키 정부가 제기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15일 독일 베를린에서 나토 외무장관 회동 후 터키 기자들에게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에 대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내놨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자국에서 테러리스트(PKK) 지원을 중단하고 명확한 안보 보장을 제공하며 터키에 대한 수출 금지를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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