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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위약금 1.3조인데...머스크, 55조 트위터 인수 일시보류, 왜 [팩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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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 트위터 인수 작업에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무슨 일이야 

머스크는 13일(현지시간) “트위터 인수를 일시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위터의 스팸 및 가짜 계정 수가 전체 트위터 사용자의 5% 미만이라는 계산의 구체적인 근거를 기다리는 동안 인수 거래를 일시 보류하겠다”고 언급했다. 해당 트윗 후 트위터의 주가는 10% 급락했다.

왜 중요해?

세계 최고 부자(자산 2190억 달러)의 트위터 인수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 중앙은행(Fed)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0.5포인트)하는 과정에서 트위터와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점이 영향을 미쳤다는게 업계 안팎의 평가. 실제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제안가는 440억 달러(약 55조원). 주당 54.2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는데 트위터 주가는 현재 40달러까지 떨어졌다. 머스크의 인수 자금줄인 테슬라 주식도 지난달 중순 주당 1000달러 수준에서 지난 13일 종가 기준 769달러까지 급락. 블룸버그는 13일 “머스크가 125억 달러(약 16조원)에 이르던 테슬라 주식담보 대출을 철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달간의 트위터 인수전

머스크는 지난 달 4일 트위터 지분 9.1%를 매입하고 14일 트위터 지분 100% 인수를 제안했다. 트위터 측은 15일 인수합병 시도자를 제외한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시가보다 싸게 살 수 있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을 부여하는 경영권 방어 수단 포이즌 필(Poison Pill)까지 언급하며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25일 트위터는 이사회를 통해 공개매수안을 수용했다. 이후 머스크는 10조 원어치 테슬라 지분을 매각하고,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하겠단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5일엔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세콰이어 캐피털, 앤드리슨호로위치 캐피털(A16Z), 카타르 국부펀드 등 19명 투자자로부터 71억 달러(9조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그러다 13일 갑자기 '인수 보류'를 선언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3일 자신의 트윗계정을 통해 트위터 인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단 게시물을 올렸다. 트위터 캡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3일 자신의 트윗계정을 통해 트위터 인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단 게시물을 올렸다. 트위터 캡쳐.

머스크의 보류 이유는?

머스크는 ‘인수 보류’ 이유로 트위터 내 스팸과 가짜 계정을 언급했다. 트위터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서 “하루 한 번 이상 트위터에 접속해 광고를 소비하는 이용자 2억2900만 명 중 스팸이나 가짜 계정을 사용하는 이들은 5% 미만”이라고 명시했는데 이걸 믿기 힘들다는 것. 머스크는 자체 팀을 통해 트위터 공식계정 100명의 팔로워를 표본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트위터가 2013년부터 스팸 추정치를 5% 미만이라고 공개해 왔기에 머스크가 인수를 제안하며 해당 내용을 몰랐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가격 협상용 문제 제기라는 것. 블룸버그도 “가짜 계정 문제보단 인수 금액 협상을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머스크의 지적이 타당하단 견해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위터가 수년간 가짜계정이 전체의 5%라는 추정치를 언급해 온 건 과소평가일 수 있다”며 카네기멜런대학의 캐슬린 칼리 교수를 인용해 “소셜 네트워크에는 많게는 35%까지 허위계정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일론 머스크가 스팸 계정에 기반을 둔 트위터를 그렇게 터무니없는 가격에 살 리가 없다”며 “위약금 때문이 아니라면 그는 이미 오래전 인수를 그만뒀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으로는

테슬라 주식가치가 낮아지고, 트위터 시총도 하락한 만큼 기존보다 인수 제안가(440억 달러)를 낮추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미 경제매체 CNBC는 "트위터 인수 포기 시 위약금만 10억 달러(1조 3000억원) 수준에 달하고, 인수를 포기해도 계약상 특정이행청구에 따라 트위터 측이 계약이행 강제를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인수 포기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실제 머스크도 가짜계정 문제를 제기한 후 “인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트위터 측은 ‘모든 경우에 대비하겠다’는 입장.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는 자신의 트윗 계정을 통해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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