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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지지율이 5%라고?"…강용석 보는 김은혜 눈빛 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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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무소속 경기도지사 후보가 12일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강 후보가 꾸준히 5%의 지지율을 얻으며 김은혜 후보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강용석 무소속 경기도지사 후보가 12일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강 후보가 꾸준히 5%의 지지율을 얻으며 김은혜 후보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아무리 표가 아쉬워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4월 28일)
“경기도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5월 15일)

무소속으로 경기지사에 출마한 강용석 후보(가로세로연구소장)와의 단일화를 놓고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의 입장이 미묘하게 변해가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달 28일 언론 인터뷰에선 “단일화 언급 자체가 도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15일 김 후보 측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선 “도민의 뜻을 살펴보고 있다”며 유보적 답변을 내놨다. 강 후보는 김 후보에게 ‘양자 TV토론을 3회 한 뒤 당적을 표기하지 않고 이름만으로 여론조사를 벌이자’는 단일화 제안을 던진 상태다.

김 후보를 돕는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경기지사는 지방선거의 승패를 상징하는 핵심 승부처”라며 “선거가 박빙이라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진 말자는 것이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14일 경기도 포천 송우5일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14일 경기도 포천 송우5일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프닝’에서 ‘무시할 수 없는 위협’으로

김 후보의 입장이 달라진 건 해프닝에 그칠 줄 알았던 강 후보의 출마가 선거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 후보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강 후보의 지지율은 꾸준히 5%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강 후보는 단일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중도 사퇴는 없다는 입장이다. 강 후보 캠프의 선대위원장인 차명진 전 의원은 “우리 지지층은 오히려 완주를 원하는 상황이지만 같은 우파라 단일화를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1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대교 톨게이트 앞에서 열린 고양ㆍ파주ㆍ김포 일산대교 무료화 추진대책위에 참석, 관계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1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대교 톨게이트 앞에서 열린 고양ㆍ파주ㆍ김포 일산대교 무료화 추진대책위에 참석, 관계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13일 발표한 경기지사 후보 여론조사(10~11일 조사, 신뢰수준 95% 오차범위± 3.5%포인트)에 따르면 김은혜 후보와 김동연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1.8%와 42.4%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 접전인 가운데 강 후보는 5.1%의 지지율을 얻었다. 조원씨앤아이가 경기일보 의뢰로 지난 10일 발표한 여론조사(8~9일 조사,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5%포인트)에서도 김은혜 후보는 39.2%, 김동연 후보는 44.8%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강 후보의 지지율은 5.4%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등 강성 보수 유권자들이 강 후보에게 꽤 결집한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강 후보는 법정 토론회 초청 기준인 ‘평균 지지율 5%’를 돌파하며 지난 12일 KBS 경기지사 후보 TV 토론회에도 참석했다. 토론회에서 김동연 후보의 과거 기소유예 이력을 언급하며 공세를 펼쳤지만, 김은혜 후보와 김동연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강 후보는 두 후보를 “공약의 아무 차이가 없는 ‘김남매’”라 몰아붙이며 “공약이 사골도 아니고 옛날 공약을 우리고 또 우린다”고 공격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앞으로도 TV토론회가 수차례 남았다. 이런 장면들이 반복해 나와선 안 된다”고 말했다.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초청 토론회’가 열린 12일 KBS에서 후보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은혜 ·정의당 황순식·더불어민주당 김동연·무소속 강용석 후보. [뉴스1]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초청 토론회’가 열린 12일 KBS에서 후보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은혜 ·정의당 황순식·더불어민주당 김동연·무소속 강용석 후보. [뉴스1]

단일화시 중도층 이탈 우려도

이와 관련 강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자신에게 전화해 “왜 김동연 후보랑 싸우지 않고 김은혜를 공격하느냐”고 말했다는 내용을 최근 공개하기도 했다. 강 후보와 윤 대통령은 사법연수원 동기로 친분이 있는 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 당선인과의 민감한 통화 내용도 공개하는 상황에서 김 후보 측에서 강 후보에 대한 물밑 접촉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후보 측에선 강 후보의 이미지가 워낙 극단적이어서 강 후보와 손을 잡을 경우 중도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후보 캠프 내부에서도 이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제일 좋은 그림은 공식적인 단일화 없이 강 후보가 스스로 후보를 사퇴하는 것이다. 강 후보와 인연이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 후보에게 꾸준히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강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김 후보도 조만간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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