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나 먹어라" 터키산 드론 맹활약…푸틴 탔던 경비함도 격침

중앙일보

입력 2022.05.14 15:00

업데이트 2022.05.14 15:15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터키산 드론이 러시아군에 맞서 맹활약 중이다. ‘러시아 탱크 킬러’로 불리는 TB2 드론이 러시아 경비정을 잇달아 격침시키며 바다에서도 위력을 떨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더선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 해군을 인용해 터키산 바이락타르(Bayraktar) TB2 드론으로 2척의 랩터급 러시아 경비함을 흑해 스네이크섬 인근에서 공격해 격침했다고 전했다.

해당 경비정은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해군 함대를 순시하기 위해 ‘퍼레이드 보트’로 사용됐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해당 선박에 표시된 ’001’함선 번호와 다른 해군 선박과 달리 선체가 흰색인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 2020년 퍼레이드 선박에 탑승한 푸틴 대통령의 모습. 더선 캡처

지난 2020년 퍼레이드 선박에 탑승한 푸틴 대통령의 모습. 더선 캡처

바이락타르 드론이 스네이크섬 상공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짤막한 영상을 보면 드론에서 폭탄이 투하된 듯 흑해를 항해하던 러시아 경비정이 돌연 폭파되며 화염에 휩싸이고 이어 바이락타르가 비행하는 장면이 나타난다.

승조원 3명과 20명의 병력이 탑승 가능한 두 척의 러시아 경비함은 보충 병력과 보급품을 운반 중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발레리 잘루치니는 “오늘 아침 즈미니(스네이크)섬 근처에서 러시아 랩터급 보트 2척이 파괴됐다”며 “바이락타르가 할 일을 했다. 함께 승리를 향해!”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러시아 경비정 파괴 장면. 우크라이나 군 트위터 캡처

러시아 경비정 파괴 장면. 우크라이나 군 트위터 캡처

러시아는 경비정 2척 격침 보도와 관련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바이락타르는 2014년 투르크 민병과 싸우는 터키군을 위해 생산된 드론으로 레이저 유도탄과 로켓, 대전차 미사일 등 총 4발을 장착할 수 있다. 최대 이륙중량 650㎏, 탑재중량 150㎏, 운용 범위는 약 320㎞에 달한다. 이 드론의 가격은 대당 약 500만달러(약 63억)로, 우크라이나는 2019년부터 이 드론을 총 50대 구매해 운용하고 있다. 개전 초 러시아 공군이 방어망을 확립하기 이전에 러시아군에 큰 타격을 입혔다.

터키의 무장 무인기 바이락타르 TB2. [사진 AA]

터키의 무장 무인기 바이락타르 TB2. [사진 AA]

바이락타르 TB2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게임체인저’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장갑차와 탱크의 진격을 막은 일등 공신이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드론과 미사일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차는 너무 비싸고 거추장스러워져서 가치가 없어지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경비정을 격침하며 육상은 물론 해상에서도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바이락타르 TB2는 지난 2020년에 발생한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분쟁에서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 아제르바이잔 군대는 바이락타르 TB2를 통해 아르메니아의 T-72 전차,BMP-2보병전투차량 등을 파괴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스네이크섬을 공습해 러시아군 방공시스템과 중화기들을 파괴했다. 우크라이나 군 트위터 캡처

우크라이나군이 스네이크섬을 공습해 러시아군 방공시스템과 중화기들을 파괴했다. 우크라이나 군 트위터 캡처

스네이크섬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신호탄이 발생한 곳이다. 당시 우크라이나 수비대원들은 국경을 넘어 무전으로 항복을 권한 러시아군들에게 “X나 먹어라“며 저항했고, 이 모습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며 항전의 상징이 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며칠 새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에서 남서쪽으로 35km 떨어진 전략 요충 스네이크섬을 몇차례 공습해 러시아군 방공시스템과 중화기들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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