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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배우던 아이 엄마의 반전 정체…심정지 40대男 살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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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의 한 수영장에서 쓰러진 40대 남성에게 심폐소생술 등 처치를 해서 살린 왼쪽부터 서지현 직원, 송규봉 공단 이사장, 김보영 울산대병원 간호사, 이준협 직원. [사진 울산시설관리공단]

울산 남구의 한 수영장에서 쓰러진 40대 남성에게 심폐소생술 등 처치를 해서 살린 왼쪽부터 서지현 직원, 송규봉 공단 이사장, 김보영 울산대병원 간호사, 이준협 직원. [사진 울산시설관리공단]

지난 2일 오후 6시45분 울산 남구 노동자종합복지회관 수영장. 강습을 마치고 물 밖으로 나와 샤워장으로 가던 40대 남성 A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쿵”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당시 “큰일 났다” “여기 사람이 쓰러졌다”는 주변 사람들의 다급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강습을 받고 있던 울산대병원 간호사 김보영(33)씨 귀에도 사람들의 놀란 목소리가 들렸다. 김씨는 곧바로 A씨에게 향했고, 직원 두 명이 쓰러진 남성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김씨가 간호사임을 밝히며 A씨의 상태를 확인하니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김씨는 직원에게 자동제세동기(AED)와 수건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곧바로 당직 근무자였던 울산시설공단 이준협 직원과 김씨가 번갈아 가며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이내 A씨의 호흡이 살짝 돌아오고 의식도 어렴풋이 돌아오는 듯싶었지만, 그는 다시 의식을 잃었다. 맥박도 없어졌다. 결국 김씨는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했다. 이후 심폐소생술을 1분여 쯤 더하니 맥박이 돌아왔다. 직원들은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그를 인계했다. A씨는 병원에서 호전됐으며 부정맥 진단을 받아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한 상태다.

김씨는 1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제세동기(除細動器)에도 SD카드가 있어서 저장된 리듬을 확인해 보니 부정맥이 지나갔다고 하더라”며 “부정맥은 제세동기가 무조건 필요하다. 환자가 뇌사까지 가지 않고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제세동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울산대병원 신속대응팀 소속 간호사다. 현재는 육아휴직 중이다. 김씨는 “신속대응팀은 환자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을 때 심폐소생술 등을 하는 등 업무를 한다”며 “평소에 하던 일이어서 자연스럽게 대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간호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며 “당시에는 (A씨의) 맥박이 돌아와 다행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A씨 또한 직원을 통해 김씨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울산시설공단은 지난 11일 울산대학교병원 김보영 간호사와 시설공단 이준협, 서지현(수상안전직) 직원에게 공단 이사장실에서 감사장과 표창장을 줬다. 공단 측은 세 사람의 공로를 인정해 김보영 간호사에게는 감사장을, 이준협·서지현 직원에게는 표창장을 수여했다. 서지현 직원은 최초 119 신고 후 비상벨을 호출하는 등 초동대처를 도왔다.

송규봉 공단 이사장은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한다는 것은 큰 용기와 희생정신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 공단은 매년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육으로 시민이 안전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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