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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백신 접종률 0%, 사망자 6만~7만 명 나올 수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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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8호 02면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북한은 아프리카 에리트레아와 함께 지구촌에 둘뿐인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0%의 나라다.

WP는 최빈국인 데다 독재자가 이끈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나라가 국제사회의 백신 공유 프로젝트인 ‘코백스’ 참여를 거부했고, 이 때문에 국민이 오미크론 변이 위협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코백스는 올해 아스트라제네카(AZ)가 제조한 코로나19 백신 128만 회분을 북한에 배정했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받지 않았다. 또 중국산 시노백 백신 300만 회분도 팬데믹이 심각한 다른 나라에 주라면서 거부했다고 WP는 전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델타 변이(0.7%) 등에 비하면 낮은 편이지만, 북한에선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에선 오미크론 치명률이 약 0.2%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 0%, 기존 감염자 0, 치료제 마저 전무한 북한에서 오미크론이 퍼지면 델타 변이나 중국 우한에서 초기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때처럼 피해가 극심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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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이 떨어진 건 바이러스가 약해졌다기보다는 백신과 치료제, 재감염 영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인데, 우리나라는 접종률이 90% 육박하는 상황에서 인구의 30% 이상이 감염됐다”라며 “북한의 열악한 의료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치명률은 0.5%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인구(2600만명)의 절반만 감염된다고 가정해도 사망자가 6~7만명가량 일시에 쏟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북한이 발열 증상만으로 확진자를 헤아리는 상황을 보면 그들이 밝힌 35만명의 두배 넘는 환자가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며 “주민 전체가 영양실조 상태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고, 의료상황이 취약한 북한을 이대로 두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또 “우한에서 처음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 치명률이 3~5%였는데,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북한에서도 치명률이 그렇게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제기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모더나 등 저온 유통이 필요한 백신이라도 냉동·냉장 시설을 함께 가져가면 반나절이면 북한에 뿌릴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국내서도 부족한 경구용 치료제를 북한에 지원하기는 어렵더라도 수액이나 해열제, 중증 치료에 필요한 스테로이드 제제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교수는 “백신만 줘선 안 되고 진단키트, 손소독제, 마스크 등을 토털 패키지로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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