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7900억 영업 손실…한전, 1분기 사상 최대

중앙선데이

입력 2022.05.1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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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8호 01면

한국전력공사가 1분기 7조79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전 창립 이래 분기 사상 최대 규모로, 3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5조8601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전기료 인상이나 자구책을 통해 경영 실적을 개선해야 하지만, 정부의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전은 13일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3525억원 감소해 7조78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영 악화의 가장 큰 이유는 발전(發電)에 쓰이는 연료비 급등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유·액화천연가스(LNG)·유연탄(석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영업비용이 상승했다. 한전의 1분기 매출액(전기 판매 수익 등)은 지난해 1분기보다 1조3729억원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등 영업비용 지출은 9조7254억원 늘었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전력도매가격(SMP)은 지난달 킬로와트시(㎾h)당 202.11원으로 200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비쌌다. SMP는 국제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데, 12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02.81달러로 전년 대비 36.25달러 뛰었다. 한전은 “전력구입비가 영업비용의 85% 이상을 차지한다”며 “원가 변동분을 반영한 전기료의 단계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연료비가 오르면 전기료도 오르는 ‘연료비 연동제’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게 현실적 방안이라고 조언한다. 고유가 상황에도 정부는 지난해 물가 안정을 이유로 연동제를 적용하지 않다가 4분기에 한 번 연료비 조정단가를 인상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연료비 연동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고 전기료를 소폭 조정해야 한다”며 “전기료를 인상하지 않으면 2008년 정부가 한전 손실을 보전해준 것처럼 나랏돈을 넣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한전의 적자 규모가 17조4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전기료에 ‘원가주의’ 원칙을 적용해 요금을 결정한다는 방침을 내놓았지만, 최근 고물가에 국민 부담이 불어나면서 공공요금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전은 전기료 인상과 별도로 구조조정, 부동산 자산 매각 등을 통해 경영 상황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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