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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EU 모두 가입 불가"…우크라에 더 강경해진 러시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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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폴랸스키 유엔주재 러시아 대표부 제1 부대표. 연합뉴스

드미트리 폴랸스키 유엔주재 러시아 대표부 제1 부대표.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물론 유럽연합(EU) 가입도 허용할 수 없다는 새로운 입장을 밝혔다. 나토 가입은 절대 용납할 수 없지만, EU 가입은 묵인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보다 더 강경해진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폴랸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 제1부대표는 영국 온라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3월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5차 평화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를 주요 요구 조건으로 내세우면서도, EU 가입은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시한 바 있다.

폴랸스키 부대표는 "(지난 3월 말 터키 이스탄불 협상) 당시에는 우리는 EU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가 '이 전쟁을 전장에서의 승리로 끝내야 한다'고 발언한 이후 상황이 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EU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앞장 서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볼 때) 우크라이나의 EU 가입과 나토 가입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일이 됐다"고 설명했다.

EU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러시아에 적대적 태도를 보이는 만큼,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역시 나토 가입만큼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됐다는 것이다.

폴랸스키 부대표는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 타결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입장과 분쟁을 격화시키려는 서방 국가들의 시도를 볼 때 솔직히 현 단계에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3일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옛소련 국가 모임) 외무장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EU가 창설 당시의 건설적이고 경제적인 플랫폼에서, 공격적이고 호전적인 조직으로 변모했다"고 비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EU는 나토가 새겨 놓는 흔적을 따라 걸어가려 하고 있으며, 나토와 합쳐지면서 그것의 부속체 기능을 수행하려는 경향을 확인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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