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통령실 “北, 핵실험 준비 돼있다”…코로나 백신 지원 의사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다”는 판단을 내놨다. 13일 용산 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난 대통령실 관계자는 5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묻는 말에 “핵실험 하기 전에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테스트할 가능성도 있지 않나 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3월 위성사진에 찍힌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새 건물과 시설 보수용 목재가 보인다. [뉴스1]

지난 3월 위성사진에 찍힌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새 건물과 시설 보수용 목재가 보인다. [뉴스1]

이 관계자는 “추가 핵실험이 필요한 게 기술적 이유인지 정치적 이유인지 미국과 여러 논의를 하고 있다”며 “다음 주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데, 북한과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역내 문제, 양자 협력 문제, 글로벌 문제에 대해 매우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준비해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단기간으로는 경제가 반응하겠지만, 많은 전문가도 그것보다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경제위기 등의 펀더멘털이 더 큰 구조적 변수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코로나 19가 확산하는 상황에 대해 “발표된 것보다 자세히 알고 있는데,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전한 이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세가 핵실험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주민 사회의 상황과는 별개로 움직이는 사회로, 리더의 판단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코로나 상황이 악화하는 것과 관련해 강인선 대변인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최근 북한에선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감염 의심자가 폭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북한 측과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후 용산 집무실 1층에 있는 기자실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북한 백신 지원 관련해 실무 접촉을 제의할 것인지를 묻자 “당연하다. 기본적으로 통일부 라인을 통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방문한 김 위원장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방문한 김 위원장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코로나 백신 지원 방침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이 오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를 통해 독자적인 방역 체제를 완비하고 있다고 했는데,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며 “(백신 지원 입장 발표는) 인도적인 협력과 군사안보 차원의 대비는 별개로, 북한이 무엇을 원하는지 밝히면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는 곧 ‘지원할 준비가 돼 있으니 필요하면 연락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현재까지 북한으로부터 지원 요청은 오지 않은 상태로, 그간 국제기구의 지원 의사에도 묵묵부답이었던 북한이 남한에 먼저 손 내밀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전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개탄한다”는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비난했던 정부가 이날 백신 지원 입장을 밝힌 것은 “인도적 협력과 군사 안보 차원의 대비는 별개”(청와대 관계자)라는 원칙을 재확인한 성격이 짙다.

이는 미국과도 그 궤를 같이한다. 앞서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자원을 전용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가장 취약한 이들인 북한 주민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국제적인 노력은 계속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