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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기록적 무역흑자…"대러 제재, 되레 푸틴 전쟁비 모아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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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으면서도 기록적 무역흑자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의 수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8% 증가했지만 수입액은 4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러시아는 최근 월간 무역통계 발표를 중단했으나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주요 교역 대상 8개국의 통계를 토대로 이같이 추산했다.

실제로 4월 중국은 러시아로의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분의 1가량 감소했지만 수입액은 56% 증가했다. 3월 독일은 러시아로의 수출이 62% 늘어난 반면 수입액은 3% 줄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수입이 줄어든 반면 수출은 잘 버티면서 러시아가 기록적인 무역흑자를 달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지금도 에너지 수출로 하루에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씩 벌어들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의 수입액은 국제 금융 제재로 서방 상품에 대한 구매력이 감소하고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급감했다. 물류난 역시 이런 상황을 심화했다.

반면 러시아의 수출액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놀랄 정도로 잘 유지됐다. 대부분의 석유 및 가스 수출은 이전처럼 허용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에너지 가격의 급등으로 수익이 더욱 늘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무역흑자가 수개월 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러시아의 무역흑자가 2500억 달러(약 321조원)로 지난해 1200억 달러(약 154조원)의 2배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컨설팅 업체 판테온 거시경제연구소의 클라우스 비스테센은 "대러 제재가 오히려 무역흑자를 늘려 전쟁비용 충당에 도움이 됐다"고 지적했다.

경제분석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리암 피치는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금수 조치를 시행해도 단계적으로 실시되는 탓에 올해 수입량이 19% 줄어드는 데 그칠 수 있다"면서 "이들 제재의 효과가 완전히 체감되려면 내년 초는 돼야 하는데 그때쯤이면 푸틴은 전쟁 자금 수십억 달러를 모아두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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