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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야돼 말아야돼...日 실외 마스크 착용 두고 갑론을박

중앙일보

입력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실외 마스크 착용 여부를 둘러싸고 명확한 지침을 마련하지 못한 채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도쿄(東京)도 의사회가 최근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자는 제안을 내놓은 데 대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일 골든위크를 맞아 도쿄 관광지 아사쿠사가 마스크를 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2일 골든위크를 맞아 도쿄 관광지 아사쿠사가 마스크를 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EPA=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12일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서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마스크 착용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 완화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마스크 착용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이 "사람들 간의 거리가 충분히 떨어져 있다면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이 반드시 필요하진 않다"고 말한 것이 마스크 착용 권고를 해제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지자 총리가 수습에 나선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그러면서도 "옥외에서 2미터 이상의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경우, 열사병 위험 등에 근거해 마스크를 벗는 것을 추천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야외라고 하더라도 사람들 간 거리가 충분히 확보됐을 때에만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이야기다.

마스크, 의무사항 아니지만 대부분 착용

일본은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고 '권고'했다. 실내·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더라도 신고 대상이 되거나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2년 넘게 마스크 착용이 일종의 사회 규범으로 자리 잡으면서, 현재도 실내외를 불문하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다. 정부도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입장이다.

앞서 도쿄도 의사회 오자키 하루오(尾崎治夫) 회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환기가 잘 되는 장소에서는 (코로나19) 감염 리스크가 별로 없다"면서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주장을 내놔 마스크 착용 논의에 불을 지폈다. 특히 여름이 다가오면서 마스크로 인한 온열병 환자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 권고를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일 영국 런던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걸어가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영국 방문 중 공식 행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로이터=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일 영국 런던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걸어가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영국 방문 중 공식 행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으론 기시다 총리가 장기 연휴인 골든위크 중 해외를 방문하면서 보리스 존슨 등 외국 정상들과 마스크를 쓰지 않고 회담한 것도 마스크 불요론(不要論)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총리는 "상대국의 룰에 따라 대응했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한국이나 유럽 등처럼 마스크 착용을 공식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쿄도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지사는 12일 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해 "정부가 과학적 견지에 근거해 이런 경우는 이렇다, 라고 명확히 결정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가운데 요미우리 신문은 13일자에서 정부가 보육 시설 내 2세 이하 어린이에 대한 마스크 착용 권고를 해제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13일 이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방침을 결정한 사실은 없다"고 답했다.

12일 일본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는 4만 1741명으로 사흘째 4만명대를 기록했다. 일본의 하루 확진자는 4월 말~5월 초 하루 2만~3만명대까지 떨어졌다가 장기 연휴인 골든위크가 끝난 후부터 조금씩 다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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