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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6달러 '김치코인' 루나의 몰락…바이낸스ㆍ고팍스서 '상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치코인' 테라·루나의 가격 폭락이 암호화폐 시장을 흔들고 있다. 특히 가격이 99% 폭락한 루나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사실상 상장폐지 됐다. 발행사인 테라폼랩스가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한때 거래를 중단하는 조처를 했지만, 상장폐지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가격이 수직 낙하하며암호화폐 시장에 ‘검은 목요일’을 불러왔던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사실상 상장폐지 됐다. 사진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모습. 연합뉴스

가격이 수직 낙하하며암호화폐 시장에 ‘검은 목요일’을 불러왔던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사실상 상장폐지 됐다. 사진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모습.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바이낸스는 공지사항을 통해 루나의 일부 현물 거래와 모든 선물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루나는 바이낸스 거래소 내에서 바이낸스의 자체 제작 스테이블 코인인 ‘바이낸스USD(BUSD)’로만 거래할 수 있다. 사실상 상장폐지 수순을 밟은 것으로 해석된다.

루나와 테라를 발행하는 테라폼랩스는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한때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테라폼랩스는 12일 오전 1시쯤(현지시간) 트위터에 게재한 공지사항에서 “거버넌스(시스템) 공격을 막는 작업을 위해 테라 블록체인 시스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오전 3시쯤 시스템이 재개되기 전까지 약 2시간 동안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루나와 테라의 거래가 중단됐고, 가격의 변동도 멈췄다.

거래 중단은 암호화폐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테라폼랩스 주장이지만 시장의 해석은 달랐다. 블룸버그 통신은 블록체인 개발자들을 인용해 “외부 투자를 통해서 테라의 가격을 회복하려는 계획이 무산되면서, 두 암호화폐 거래 중단 조치는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남아있는 유일한 조치였다”고 전했다.

12일(현지시간) 바이낸스는 공지사항을 통해 루나의 일부 현물 거래와 모든 선물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루나는 바이낸스 거래소 내에서 바이낸스의 자체 제작 스테이블 코인인 ‘바이낸스USD(BUSD)’로만 거래할 수 있다. [사진 바이낸스 캡쳐]

12일(현지시간) 바이낸스는 공지사항을 통해 루나의 일부 현물 거래와 모든 선물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루나는 바이낸스 거래소 내에서 바이낸스의 자체 제작 스테이블 코인인 ‘바이낸스USD(BUSD)’로만 거래할 수 있다. [사진 바이낸스 캡쳐]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상장폐지 조치가 내려진 뒤인 13일 오전(한국시간) 루나의 가격은 0.006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하루 전 (1.07달러)보다 99%가 떨어졌다. 불과 나흘 전(64.13달러)과 비교하면 가격이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특히 같은 시간 가격이 1달러 선에 고정돼야 할 테라의 가격도 0.195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가격이 일정해야 할 ‘스테이블 코인’인 루나의 가격이 내려간 것은 독특한 알고리즘 때문이다. 테더처럼 담보물을 현금이나 채권 등 유동자산으로 보유한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테라는 자체 발행한 루나와 테라의 공급량을 연동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를 유지해왔다. 테라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루나를 통해 테라를 사들이며 가격을 올리고, 반대로 테라의 가격이 1달러를 넘어서면 테라로 루나를 사들이며 가치를 떨어트리는 식이다.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의 가격이 폭락하면서 이 충격파는 시가총액 3위의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로 옮겨갔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테더의 가격은 12일(현지시간) 한 때 가격이 0.95달러 선으로 5% 하락한 뒤 1달러 선을 회복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상장폐지 조치가 내려진 뒤인 13일 오전(한국시간) 루나의 가격은 0.006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하루 전 (1.07달러)보다 99%가 떨어졌다. 불과 나흘 전(64.13달러)과 비교하면 가격이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사진 코인마켓캡 캡쳐]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상장폐지 조치가 내려진 뒤인 13일 오전(한국시간) 루나의 가격은 0.006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하루 전 (1.07달러)보다 99%가 떨어졌다. 불과 나흘 전(64.13달러)과 비교하면 가격이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사진 코인마켓캡 캡쳐]

블룸버그는 “테라의 가격 폭락으로 스테이블 코인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독특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스테이블 코인의 폭락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테라의 가격 하락이 스테이블 코인 전체의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란 반박도 나온다. 테더 등 주요 스테이블 코인은 담보물로 현금과 국채 등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테더 측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테라 사태가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테라(와 다른 스테이블코인)는 전혀 다른 자산”이라고 밝혔다.

국내 암호화폐시장에서도 잇달아 루나·테라의 거래가 중단되고 있다. 업비트는 13일 오후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거래지원 종료 사유가 중대하고 업비트 회원 보호를 위해 긴급한 경우로 판단이 되어 거래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루나는 오는 20일 정오부터 거래할 수 없게 된다. 고팍스도 이날 공지사항을 통해 루나와 테라KRT(원화 연동 스테이블 코인)의 상장폐지 계획을 밝혔고, 오는 16일 오후 3시부터 거래를 중단한다.

나머지 거래소는 일단 루나 코인 이체(입출금)를 중단한 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빗썸은 지난 11일 루나를 거래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뒤 입출금을 중단했다. 코인원과 코빗도 13일 입출금 중단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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