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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 “기술주의 시간은 반드시 또 온다. 단 지금은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금리 인상의 삭풍이 직격한 건 한국만이 아닙니다. 최근 몇 년, 지칠 줄 모르고 달리던 미국 증시도 일단 스톱.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올해 들어서만 26%가량 하락하며 1만2000포인트도 내줬네요. 기어가 ‘R’일 땐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안 되는데 아주 무서운 속도로 후진 중입니다.

여전히 방향은 안갯속입니다. ‘인생 최대의 약세장이 올 것’ VS ‘한두 달 내 반등 시작한다’ 전문가의 의견도 제각각이죠. 이럴 땐 판단을 조금 늦추고 공부에 힘을 쏟는 게 지혜로운 대처일 겁니다.

유튜버 '미주모'. 김현동 기자

유튜버 '미주모'. 김현동 기자

최근엔 유튜브에서 정보를 얻는 분이 많죠. 워낙 큰 시장이다 보니 미국 증시를 분석하는 유튜브 채널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인데요. ‘미국 증시의 모든 것’(운영자 미주모, LA 거주)은 정확한 데이터 활용법과 차트 분석으로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죠. 잠깐 한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듣고 만남을 청해봤습니다.

지난 3월 미국 증시는 당분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는데요.
미국만 놓고 보면 약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 상황이고, 그래서 약 15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을 택했죠.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에너지,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는데 중국의 코로나 봉쇄가 또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그 와중에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는 또 늘고 있죠. 뭔가 하나씩 해결이 돼야 반등을 예상할 텐데 지금은 문제가 쌓여가는 구간이라고 봐야겠죠.
일단 미국은 예상대로 빅스텝을 택했습니다.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 어떻게 흘러갈 거로 보세요?
2%대로 빠르게 끌어올릴 건 확실하고, 그래도 인플레이션이 안 잡히면 3%대까지 가겠죠. 그런 의지를 연준이 수차례 밝혔고요. 인플레이션은 다른 말로 하면 경제적 약자의 고통이잖아요. 이걸 잡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을 빠르고, 강하게 쓰는 거죠. 수급 측면에서도, 성장 측면에서도 증시엔 부담일 수밖에 없는 상황 같아요.
나스닥 이미지. 셔터스톡

나스닥 이미지. 셔터스톡

실제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요.

그게 아마 시장이 가장 걱정하는 시나리오겠죠. 사실 금리 인상 자체가 경기 침체를 자극하는 거니까 어느 정도의 둔화는 피할 수 없다고 봐요. 1분기 성장률(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연율 -1.4%로 코로나 사태 초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이 예상을 벗어나기도 했죠. 다만 기업 실적 둔화 움직임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빅테크만해도 아마존 정도를 빼면 괜찮았고, 카드사 실적을 보면 소비 부문도 큰 흔들림이 없거든요. 심각한 수준(경착륙)의 침체가 확실하다 이렇게 보긴 아직 좀 이른 거 같습니다.
하락은 어쩔 수 없다 치고, 투자자 입장에선 그 정도가 어떨지 궁금할 거 같아요.
정말 확실한 건 지금이 인터뷰하기 좋은 타이밍이 아니라는 것 정도네요. (웃음) 제가 감히 답을 드릴 문제는 아닌 거 같습니다만 ‘조금 더 하락하겠지만 엄청나게 하락할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보고 있어요. 나스닥만 보면 1만2000선 아래에서 단기적인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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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아예 안 하는 게 낫지 않나요?
현금으로 바꿔놓고 투자를 안 할 수도 있죠. 주식 투자 기간이 주식 보유 기간과 같은 말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계속 투자를 할 거라면 또 그냥 쉬어서는 안 되겠죠. 사실 상승기도 그렇지만 지금 같은 약세장도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또 한번 흐름을 공부하는 기회로 생각하고 있어요.
시황 분석을 강조하시는데요.
시장의 움직임을 포착하려면 필수니까요. 그걸 모르고 종목을 고르는 건 거꾸로 하는 거죠. 예컨대 ‘인플레이션 상황에선 성장주가 어렵다’ 이건 공식이잖아요. 실제로 이번에도 증명됐고요. 그럼 인플레이션과 금리의 움직임을 꾸준히 관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거죠. 좋은 종목은 앞으로 매력적인 섹터를 찾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 섹터는 어떻게 찾을까요? 거시 흐름, 정책 변화 등을 모르면 잘 안 보이죠.
섹터가 탄력을 받을 만한 환경인지 파악하는 게 핵심이란 얘기군요.
최근에 유가가 엄청나게 상승하면서 에너지 관련주(대표적으로 엑손모빌)의 실적이 매우 좋은데요.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고요. 그런데 유가 상승을 예상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심지어 전쟁까지)가 매우 많았습니다. 이런 흐름을 읽는 투자가 기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거죠. 실적과 기술적 분석은 덤이고요.
흐름을 읽는 투자 관점에서 미국 주식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인가요?
미국엔 실적이 받쳐주면서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만 봐도 전 세계가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죠. 글로벌 최고의 IT기업도 대부분 미국에 있고요. 코스피랑 비교해서 좀 그렇지만 S&P500이나 나스닥의 10년 차트만 비교해봐도 정답이 쉽게 나오니까요.
유튜버 '미주모'. 김현동 기자

유튜버 '미주모'. 김현동 기자

너무 기술주 중심의 설명 아닌가요?
그럴 수밖에 없죠. 기술주를 빼놓고 무슨 얘길 하겠어요. 10년 전만 해도 시가총액 1위가 엑손모빌이었지만 지금은 시총 상위 5개 종목이 모두 기술주입니다. 그냥 세상이 변한 겁니다. 반도체는 더 많은 제품에 사용될 거고, 전기차는 내연기관을 대체할 거고, 태양광은 더 많아질 거에요.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활용법은 더 다양해질 거고요. 투자도 여기에 맞춰야죠.
일단 당장은 나스닥이 한달 새 10% 이상 하락했는데요.
투자 타이밍과 별개로 흐름의 변화를 짚은 거고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지금은 기술주, 성장주 주가가 좋은 퍼포먼스를 내긴 힘든 구간입니다. 당연히 매수도 신중해야 할 거고요. 다만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언제나 나름대로 5~10년 뒤를 예상하고, 대응할 준비를 해야겠죠. 기술주의 시간은 반드시 올 거니까요.
아무래도 대형주 전망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애플과 테슬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락할 때마다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괜찮을 듯합니다. 실적, 성장성 둘 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어요. 애플은 워낙 현금흐름이 좋은 데다 이미 안전자산 대접을 받고 있기도 하죠. 아마존은 약간의 정체가 관측되는데 이커머스 시장의 전반적인 실적 부진과도 연결돼 있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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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10년 보유하면 대박 날 주식’ 영상을 흥미롭게 봤어요. 5개 기업을 꼽으셨는데 이유가 뭘까요?
다들 침체를 걱정하는데 성장 속도에 전혀 문제가 없는 종목을 중심으로 추려봤어요. 5G나 보안, 데이터 모니터링 등이 장기적으로 유망한 섹터이기도 하죠. 이번 하락장이 끝날 때쯤엔 괜찮은 매수 타이밍이 오지 않을까 싶어요.

*5개 종목은 데이터독, 클라우드플레어,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업스타트, 마벨

국내엔 ARK나 TQQQ 투자자가 상당히 많아요. 최근 주가 하락으로 단점도 많이 부각되고 있는데,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ARK ETF는 성장주지만 수익 없는 기업을 너무 많이 담고 있어요. 인플레이션 직격탄을 맞는 게 당연하죠. 언젠가 반등 기회가 올지 모르겠지만 현시점에선 그리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TQQQ는 빅테크 기업을 주로 담고 있어 그나마 낫긴 한데 지금이 레버리지 투자에 적합한 상황인지는 의문이네요.
통계학을 전공한 거로 아는데 주식 투자가 또 하나의 직업이 됐네요. 자산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지금도 데이터를 만지는 게 본업이에요. 예전에 투자회사에서 데이터 분석 업무를 했습니다. 자동 매매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경험도 있고요. 그때 재미를 느꼈고, 투자 경험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일이 좀 커졌죠. 대부분의 자산은 약간의 코인과 주식 투자로 굴려요. 현금을 얼마나 늘리느냐에 따라 주식 비중이 50~80% 정도를 오가는 거 같습니다.
유튜버 '미주모'. 김현동 기자

유튜버 '미주모'. 김현동 기자

일단 은행에 저축하는 스타일은 아니군요.
그래도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이후 연평균 20~30% 정도의 수익은 낸 것 같아요. 물론 올해는 아니지만. (웃음) 은행 금리라는 게 10% 이렇게 오를 것도 아니고, 스스로 공부해서 수익을 좀 더 내자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투자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지금이 세일 기간이라는 건 누구나 알잖아요. 다만 세일이 50%로 끝일지, 다음 주에 70% 세일을 또 할지 알 수 없을 뿐. 목표 수익률을 낮추고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적어도 인플레이션 국면이 좀 풀린다는 판단이 들 때까지는 그래야죠. 너무 좋은 세일인데 돈이 없으면 안 되니까 현금 확보는 필수입니다.

이 기사는 4월 29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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