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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 이미지도 포착…"과학사에 남을 성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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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하 중심 블랙홀 이미지. EHT 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 이미지. EHT 유튜브 중계 화면 캡처

태양계가 속해 있는 우리 은하의 중심부에 자리 잡은 초대질량 블랙홀의 실제 이미지가 마침내 포착돼 공개됐다.

세계 주요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블랙홀을 관측해온 '사건지평선망원경'(EHT) 프로젝트 과학자들은 12일 밤 10시(이하 한국시간) 워싱턴을 비롯한 6곳에서 동시에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은하 중앙에서 포착한 블랙홀 이미지를 공개했다.

지난 2019년 4월 지구에서 약 5500만 광년 떨어진 M85 은하의 초대질량 블랙홀 실제 이미지를 과학사상 처음으로 포착해 공개한 이후 3년 만에 나온 성과다.

우리은하 중심부의 블랙홀은 '궁수자리(Sagittarius) A*'로도 불리는데, 지구에서 약 2만7000광년 떨어진 궁수자리에 자리 잡고있다.

M87 은하와 비교해 2000분의 1밖에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질량이 태양의 430만 배로 65억 배에 달한 M87 은하 블랙홀보다 훨씬 작은데다 두꺼운 가스와 먼지 구름에 가려져 있어 실제 이미지를 잡아내는 것이 더 까다로웠다.

이번 성과는 빛도 빠져나오지 못해 보이지 않는 블랙홀의 실제 모습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규명된 것이 많지 않은 블랙홀 연구의 진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HT 과학이사회 공동위원장인 세라 마르코프 암스테르담대학 이론천체물리학 교수는 "궁수자리A*와 M87 블랙홀은 질량 차이가 매우 크고 형태도 완전히 다르지만 매우 유사한 모양을 보인다"면서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두 블랙홀 간의 차이는 블랙홀을 둘러싼 물질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3년 전 처음 포착된 M87 은하의 블랙홀과 이날 공개된 블랙홀의 모양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일반상대성 이론이 실증됐다는 것이다.

대만 중앙연구원 천문학·천체물리학 연구소의 EHT 프로젝트 과학자 고프리 바우워 박사도 "블랙홀 고리의 크기가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제시한 것과 일치해 놀랐다"면서 "이번 성과는 우리은하 중심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이해를 크게 높여 초대질량 블랙홀이 주변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에 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에는 세계 80개 기관에서 300명이 넘는 연구진이 참여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천문연구원을 중심으로 국내외 활동 한인 과학자들이 참여해 성과를 내는 데 기여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궁수자리A* 블랙홀은 집단지성으로 인류가 직접 관측한 블랙홀 중에 가장 가까운 것"이라며 "한국천문연구원은 공동으로 운영하는 ALMA(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파 간섭계), JCMT(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 참여를 넘어 KVN(한국우주전파관측망)이 EHT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 회보'(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특집호에도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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