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노진혁 결승포, NC 7연패 끝냈다…마티니 4안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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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7연패를 끊는 결승 2점 홈런을 터트린 NC 주장 노진혁(왼쪽). [연합뉴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강인권 수석코치는 지난 11일 얼떨결에 감독대행 역할을 맡았다. 구단이 이날 오후 이동욱 감독을 해고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2011년부터 NC 수비 코치로 일한 '창단 멤버'였고, 2020년 구단 사상 첫 우승을 일군 '우승 감독'이었다. 그러나 선수단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사고와 최하위로 처진 팀 성적에 책임을 지고 끝내 시즌 도중 자리에서 물러났다.

갑자기 지휘봉을 잡게 된 강 감독대행에게는 '분위기 쇄신'이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NC 구단 수뇌부는 감독 경질 이유를 설명하면서 "선수단 기강이 해이해졌다"고 쓴소리를 했다. 하지만 사령탑을 교체하고 처음 치른 1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4-2로 앞서던 6회 말 역전을 허용했다. 9회 초 어렵게 동점을 만들었지만, 9회 말 다시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7연패. 충격적인 역전패였다. 팀 분위기는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어둠 속에서 빛을 드리운 건 주장 노진혁의 한 방이었다. 노진혁은 12일 롯데와의 부산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천금 같은 결승 홈런(시즌 3호)을 터트렸다. 1-1로 맞선 4회 초 무사 1루에서 롯데 선발 이인복의 5구째 투심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3-1 리드를 잡는 2점 홈런이었다.

노진혁 역시 이동욱 전 감독처럼 NC의 창단 멤버 중 한 명이다. 2020년 우승을 포함한 NC의 전성기를 함께한 주전 내야수다. 올해는 처음으로 팀 주장까지 맡아 5강 재진입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부상 탓에 개막을 2군에서 맞았고, 지난달 중순 1군으로 올라온 뒤에도 공수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선수단의 리더이자 베테랑으로서 늘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런 노진혁의 배트가 마침내 팀의 묵은 체증을 뚫는 한 방을 만들어냈다. 베이스를 돌아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그를 강인권 감독대행과 선수들이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

6이닝 1실점 호투로 팀의 7연패를 끊는 승리를 올린 NC 투수 신민혁. [연합뉴스]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도 힘을 보탰다. 6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마티니는 다시 이인복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한 점 더 달아나는 쐐기 솔로포(시즌 5호)를 쏘아올렸다. NC가 고대하던 7연패 탈출에 한 발 더 다가선 순간이었다.

마티니 역시 최근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지난 7일 LG 트윈스전에서 주 포지션이 아닌 1루수로 나섰다가 어설픈 수비로 세 차례나 치명적인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탓이다. 하지만 원래 포지션인 좌익수로 돌아간 마티니는 이날 물 만난 듯 맹타를 휘둘렀다. 네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내면서 4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이들 외에 다른 선수들도 남다른 집중력으로 승리를 뒷받침했다. 4-2로 앞선 9회 말 롯데의 맹공으로 2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NC 3루수 박준영이 롯데 안치홍의 총알같은 타구를 무사히 낚아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NC 선발 신민혁은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올 시즌 첫 번째 승리를 따냈다. NC는 그렇게 지긋지긋한 연패 사슬에서 벗어났고, 강인권 감독대행은 첫 승을 올렸다.

프로야구 전적

KIA 타이거즈는 광주 KT 위즈전에서 김선빈의 역전 결승 2타점 적시타를 앞세워 5-4로 역전승했다. 홈런 1위 박병호(KT)는 6회 시즌 12호 3점 홈런을 때려 최근 10경기에서 홈런 7개, 21타점을 기록하는 괴력을 뽐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두산 베어스는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2로 이겨 시즌 20승 고지를 밟았다. 키움은 5연패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