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미크론 발병에 권영세 "적극 도울 의향...관련 예산 검토"

중앙일보

입력 2022.05.12 18:55

업데이트 2022.05.13 09:06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북한 내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인 '스텔스 오미크론' 발병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도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지난 8일 평양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김성룡 기자.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김성룡 기자.

"北 적극 돕겠다"

권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에도 백신을 비롯한 방역 대책이 필요해졌다. 이를 남북대화의 모멘텀으로 삼을 생각이 있느냐"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이용한다는 식에는 도덕적 문제가 있다"면서도 "북한이 어려움에 처한 부분에 대해 우리가 적극적으로 도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 의원이 "상황을 이용하자는 것이 아니고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자는 취지이니, 북한과 먼저 대화를 시도해 보는 게 필요하지 않느냐"고 추가로 묻자 "전적으로 동의한다. 통일부에 관련 예산이 편성돼 있는 것으로 안다. 협력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가 언급한 예산은 남북협력기금의 보건ㆍ의료 관련 예산이다.

이어 탈북민 출신인 같은 당 지성호 의원이 "(1990년대 북한)고난의 행군 당시 전염병으로 인해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죽어나갔다"며 관련 지원 계획을 묻자 권 후보자는 "오미크론의 전파 속도는 우리가 경험하지 않았나. 그러나 북한의 백신 접종율은 0%인 상황"이라며 "인도적 지원은 제재와 상관 없이 할 수 있으니 최대한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기존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도 인도적 목적의 대북 지원에는 예외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전에 안보리 제재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제재 면제가 가능하다.

이날 통일부도 "북한에서 오미크론 사태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조기에 진정되기를 바란다"며 "정부는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과 남북간 방역·보건의료 협력은 인도적 차원에서 언제라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북정책은 이어달리기"

권 후보자는 대북정책을 '이어달리기'에 비유하며 역대 정부의 노력을 보완·발전시켜 초당적인 대북정책의 토대를 만들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이 "대북 정책 방향이 전면적으로 수정돼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기본적으로 대북 정책은 이어달리기가 돼야지, 전 정부 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새롭게 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답했다.

권 후보자는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든 것을 뒤집는다'는 건 정부의 대북정책이나 북한에 혼란을 줄 수 있고, 오히려 북한에 이용을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시절이던 1992년 독일 법무부에 파견됐던 경험을 들며 "독일에서도 체제가 바뀌더라도 과거 정부의 대동독 정책은 핵심에서 이어갔다"고 답했다. 권 후보자의 의견은 일각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접근법이 강경 일변도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데 대한 반박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진 남북 간 합의물인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공동선언이 유효한지 묻는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그 합의는 새 정부에서도 유효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제재에 의해 현실적으로 이행이 불가능하거나 여론상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은 합의서 액면 그대로 이행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영세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권영세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대북 특사 文, 검토 가능"

윤석열 대통령이 대북 특사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임명하는 방안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권 후보자는 '이어달리기를 한다는 의미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많이 만난 문재인 대통령 같은 분에게 윤 대통령이 대북 특사 역할을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 확답은 못 드린다"면서도 "충분히 검토할만하다"고 답했다.

권 후보자는 "여러 경험을 가진 분들이 계속해서 나라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남북관계에서도 다르지 않고 전직 수반이나 수반급인 반기문 사무총장 같은 분들이 남북 관계와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가 요동칠 때마다 '등판' 기회가 거론되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비슷한 역할을 맡길 수도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과 만나겠다는 발언도 나왔다. 권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교류 협력에 대한 노하우를 활용하기 바란다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제가 임명이 되면 우선 이인영 전 통일부장관을 꼭 한번 만날 예정"이라며 "먼저 자리에 계션던 분들의 경험을 듣는 게(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권영세 의원과 간담회에 참석하는 모습. 뉴스1

지난 1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권영세 의원과 간담회에 참석하는 모습. 뉴스1

"남북정상회담 건의할 것"

남북정상회담이 조기 추진에 대해선 '긍정적'이란 입장을 내놨다. 권 후보자는 윤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건의할 의사를 묻는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당연히 건의할 생각"이라며 "대통령께서도 적절한 시기에, 가급적 빠른 시기에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보여주기식의 정상회담보다 실질적인 비핵화나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개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악화일로에 있는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으로 조기 정상회담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후 6시 29분쯤 평양 순안 일데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해당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60㎞, 고도는 약 90㎞, 속도는 약 마하 5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국제 평화와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하는 도발 행위임을 지적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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