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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민간인 등 뒤에 '탕'…CCTV '잔혹 장면' 딸은 차마 못봤다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군이 비무장 우크라이나 민간인 2명을 등 뒤에서 조준사격하는 영상이 CNN을 통해 공개됐다. [유튜브 캡처]

러시아군이 비무장 우크라이나 민간인 2명을 등 뒤에서 조준사격하는 영상이 CNN을 통해 공개됐다. [유튜브 캡처]

러시아군이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우크라이나 민간인 2명을 등 뒤에서 조준사격 하는 영상이 12일(현지시각) CNN을 통해 공개됐다.

CNN이 입수한 영상에는 지난 3월 1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한 자동차 전시장에서 이 전시장 주인과 경비원 등 총 2명이 러시아군의 총격에 살해당하는 모습이 찍혔다.

전시장에 쳐들어간 러시아군은 두 손을 들고 다가온 피해자들의 몸수색을 했고, 이들이 등을 돌리자마자 뒤에서 총을 쐈다.

영상에 음성은 녹음되지 않았지만 러시아군 2명이 피해자들을 정조준하는 장면은 여러 각도에서 뚜렷하게 찍혔다.

당시 전시장에 쳐들어온 러시아군은 모두 5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직원을 해치고 난 뒤 전시장 서랍과 책상을 뒤지는 등 정규군으로 보기 어려운 행동을 계속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러시아 군인들이 전시장을 샅샅이 뒤지는 동안 총에 맞은 피해자 중 1명인 68세 경비원 리어니드 올렉시요우이치 플리야츠씨는 살아 있었다.

영상에서 그는 지혈대로 허벅지 출혈을 최대한 막은 채 러시아군 몰래 전시장 경비초소까지 사력을 다해 걷는다. 초소에 도착한 뒤 우크라이나 민병대에 연락을 취하는 모습도 담겼다.

잠시 후 연락을 받은 민병대가 현장에 도착했고 러시아군과 교전을 벌였다.

영상에는 민병대원이 초소에 쓰러진 플리야츠씨를 끌어내는 장면이 찍혔고, 끌려간 자리에는 핏자국이 선명했다. CNN은 플리야츠씨가 이때쯤으로 숨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병대 지휘관은 CNN에 "민병대가 처음에 후퇴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돼) 플리야츠씨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며 "민병대는 당시 러시아군의 화력에 비해 매우 초라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영상을 본 후 러시아군의 행위를 전쟁범죄로 조사하고 있다고 CNN을 통해 밝혔다. 민간인에 대한 조준 사격은 대표적인 전쟁범죄로 간주한다.

이 동영상을 입수한 CNN은 조작이 아닌 진본임을 확인했으며, 러시아 국방부는 이 영상에 대한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플리야츠씨의 딸 율리아는 CNN에 부친이 살해당하는 동영상을 아직 차마 보지 못했다면서 "이들이 얼마나 야만스러운 침략자들이었는지 절대 잊지 못하도록 언젠가 아이들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을 향해 "국제재판소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전 세계에 이 범죄를 알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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