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변호사 비용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선이 끝나자 이 고문의 최측근 변호사들을 소환 조사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이 고문에게 비용을 대준 것으로 의심받는 S사의 계열사 사외이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수사 상황에 따라 검찰이 이 고문과 S사의 관계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선거법 위반' 변호인단 전원 소환 방침
1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김종현)는 지난 3월 초 대선이 마무리된 이후 이 고문의 측근 이태형 변호사와 나승철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변호사는 대선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이었고, 나 변호사는 이 변호사와 함께 이 고문의 부인 김혜경씨의 ‘혜경궁 김씨’ 사건을 맡았을 만큼 두 사람 모두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2018~2020년 이 고문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3심과 파기환송심 사건 변호인단 주축으로 활동했다. 검찰은 수임료로 얼마를 받았는지, S사 계열사 사외이사에 선임된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고 한다. 또 수임료 내역이 담긴 영수증 등 관련 자료도 제출받았다.
당시 이 고문은 총 4차례 재판을 거치면서 대형 로펌, 대법관, 검사장 출신 등 총 30여 명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대응했다. 수임료만 수십 억원에 달했을 거란 예상과 달리, 이 고문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한 개 로펌에서 여러 변호사 이름을 올린 건 1명으로 취급해야 한다”며 “14명의 변호사에게 2억5000만원을 변호사비로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이 고문이 본인 사건은 무료 또는 저렴하게 변론 받고, 그 대가로 경기도 및 산하기관 고문변호사로 위촉해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고문료 명목으로 이 변호사는 750만 원, 나 변호사는 2억여 원을 받았다.
이재명-S사 관련 의혹도 조사
검찰은 이 고문과 S사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S사 양모 회장, 김모 대표 등 임원 4명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고문에 최고 한도인 각 1000만원씩, 총 4000만원을 후원했다. 이 변호사는 2019년 12월부터 S사 계열사인 B사의 사외이사를 역임했고, 나 변호사도 2020년 9월부터 또 다른 계열사 N사의 사외이사를 맡았었다.
이 변호사의 경우, 이 고문 사건 수임료로 현금 3억원과 S사 주식(전환사채) 2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고발당한 상태다. 검찰은 이 고문의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단 전체에 대한 조사를 마쳤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대납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이 고문에 대한 수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