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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걸림돌 '안전진단' 규제 완화, 내년 이후로 미룬다

중앙일보

입력

재건축 안전진단과 관련한 규제를 내년 이후에 풀 전망이다. 서울 여의도의 대표적 노후 단지인 시범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재건축 안전진단과 관련한 규제를 내년 이후에 풀 전망이다. 서울 여의도의 대표적 노후 단지인 시범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새 정부의 부동산 공약 중 하나인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내년 이후 진행할 것이라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A4용지 1170쪽 분량의 이 문건은 인수위가 작성한 '국정과제 이행계획서'다. 윤석열 정부가 이달 초 공개한 110개 국정과제 내용과 세부 이행계획이 담겨 있다. 인수위는 해당 문건이 최종본이 아니며, 외부에 발표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11일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게시물이 올라온 뒤 퍼지고 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인수위는 부동산 정책 이행 과제에서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 개정'의 이행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설정했다. 법 개정 없이 국토교통부 시행규칙 개정만으로 가능해 이르면 올 상반기에 추진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최근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오르는 등 시장이 불안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는 ▶구조안전성(50%)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25%) ▶주거환경(15%) ▶비용분석(10%) 등 4가지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건물의 기울기나 내구력, 기초침하 등을 평가하는 구조안전성 배점 비중이 높다 보니 재건축 연한인 30년이 지난 아파트가 겉보기에는 허름하고 녹물이 나오는 등 주거환경이 열악해도 구조물 자체가 튼튼하다면 안전진단을 통과하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현재 안전진단 통과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구조안전성 비중을 현행 50%에서 30%로 낮추지만 주거환경 비중은 30%로, 건축 마감·설비 노후도도 30%로 각각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구조안전성 비중이 작아지고, 주거환경 비중이 높아지면 노후 아파트의 안전진단 통과가 전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후보자 역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안전진단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도심 공급을 촉진할 필요성은 있으나 안전진단 대상이 되는 아파트가 많아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경제 여건, 시장 상황, 규제 간 연관성 등을 종합 고려해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법이나 노후신도시 재생특별법(1기 신도시 법) 등 입법이 필요한 과제들은 올해 하반기 국회에 각각 개정·제정 법안을 제출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관심을 끄는 1기 신도시 정비사업에 대해서는 이미 알려진 대로 '특별법'을 제정해 양질의 10만 가구 이상 추가 공급의 기반을 마련하되 대규모 이주에 따른 전세난에 대응하기 위해 구역·단지별로 순차적으로 정비하고, 3기 신도시 등을 활용한 이주 전용 단지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윤 대통령 공약인 주택 250만호 공급 계획에 필요한 택지를 확보하고, 청년 실수요자를 위한 '청년 원가주택'은 사전청약 공급방안을 마련하고 내년에 최초 공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급 조기화를 위해 사전청약 및 절차 간소화 방안도 담겼다. 정부는 올해 수도권 등에 공공·민간 사전청약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내년 이후 사전청약 확대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주택 공급 속도 제고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 분양가 상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제도도 손질한다. 분양가 상한제는 최근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가 문제로 일반분양에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정비사업 특성을 반영해 산정기준을 일부 손질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과제 이행계획서' 문건에 따르면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의 내용이 포함된 '임대차3법' 개정도 내년 이후로 미뤄진다. 인수위는 "입법 여건상 단기간 내 개정이 어렵고, 개편 발표 후 개정 전까지 단기적으로 시장 불안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다. 시장 동향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시장혼선 최소화 및 임차인 주거안정 등을 고려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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