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선거구민에 전통주 돌렸다"…이상직 유죄 확정, 의원직 상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됐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은 이번 재판 외에 경영비리 혐의로도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된 상태다.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의원의 상고를 기각하며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의원은 21대 총선이 열리기 전해인 2019년 설날 무렵인 1월과 추석 무렵인 9월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자신의 명의로 된 선물을 선거구민 377명에게 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었던 이 의원은 2646만원 상당의 전통주와 책자를 선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물을 받은 명단엔 이 의원 지역구 소속 도의원과 시의원 등 유수의 정치인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지난 2020년 2월과 3월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고 권리당원 등에게 일반 시민인 것처럼 거짓 응답하도록 권유하고 이를 유도하는 문자메시지 등을 발송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선거 공보물 ‘후보자 정보공개 자료 전과기록 소명서’란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됐다. 대법원은 “과거 선거 출마 때 자신의 전과가 크게 부각되었던 전력 등도 있어 이 의원이 허위임을 잘 알면서 전과기록에 관해 허위의 소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의원은 주가조작 교사 등 혐의로 벌금 전과가 있다.

다만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20대 총선 당시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이유를 허위로 발언한 부분 등은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당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앞서 1심은 “세부적으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하더라도 허위사실의 공표라 볼 수 없다”는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대법원 판단을 인용한 바 있다. 적극적으로 표현된 내용에 허위가 없다면 일부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진술을 허위로 판단하는 것은 신중하라는 게 앞선 판결의 판단 취지라는 뜻이다.

또 종교 시설 내에서 지지를 호소한 부분은 이제 종교시설에서 지지를 호소하거나 명함을 나눠주는 행위도 허용돼야 한다는 취지의 법 개정으로 유‧무죄 판단을 받지 않았다(면소).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국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 서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취업특혜 의혹에 대한 질의 도중 이상직 전 의원이 대표를 지낸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젯은 동일회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1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국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 서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취업특혜 의혹에 대한 질의 도중 이상직 전 의원이 대표를 지낸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젯은 동일회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1

당선 무효 확정으로 내년 4월 전주을 재선거

이 의원은 2020년 4월 21대 총선에서 당선됐으나 같은 해 10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2심 모두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바 있다. 국회의원이 징역이나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당선무효가 된다.

다만 오는 제8회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이 의원의 지역구인 전주을은 제외된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지난달까지 선거 사유가 발생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전주을 선거구 재선거는 11개월 뒤인 내년 4월 5일 실시된다.

한편 이스타항공 창업주이자 재선 국회의원인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540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자신의 딸이 대표이사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100억여원에 넘겨 430억원의 손해를 회사에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 등으로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해당 재판 1심에서 7차례에 걸쳐 변호사를 교체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불출석 사유를 내면서 재판부에 지적을 받는 등 ‘시간끌기’ 전략을 벌인다는 비판도 일었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논란이 일던 지난 2020년 9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회사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605명을 정리해고하는 등의 상황이 논란이 됐다. 이후 올해 2월 민주당은 인적 쇄신 카드로 이 의원과 윤미향 의원 등의 제명을 거론했고, 제명안이 국회 윤리특위 소위원회에 회부됐으나 처리되지는 않았다.

그는 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특채 의혹을 받고 있는 타이이스타젯의 실소유주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이 문 대통령 사위를 타이이스타젯에 취업시켜준 대가로 중진공 이사장직에 발탁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타이이스타젯 취업한 文사위...대표 "檢출두, 이상직에 알려라"[탐사추적-타이이스타젯 의혹] <상>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