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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춘희 "세종보 盧때 설계…MB때 계획 많이 변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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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는 노무현 정부 때 설계"
“금강 세종보(洑)는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2006년 행복도시 기본계획에 반영한 것이다.”

세종보 개방으로 물이 없는 금강이 황량한 모습이다. 김방현 기자

세종보 개방으로 물이 없는 금강이 황량한 모습이다. 김방현 기자

이춘희(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이 지난 11일 오후 7시 한 방송사 주최 세종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시장은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세종보가 2006년 행복도시 기본계획에 설계된 것인지, 아니면 이명박 전 대통령 4대강 사업 계획으로 설계된 것인지 한번 확인해달라”고 묻자 “제가 행복도시건설청장 시절에 세종보를 설치하자고 계획에 반영했다”고 답했다.

이 시장은 6.1 지방선거에서 세종시장 3선에 도전하며, 현재 직무 정지 상태다. 이 후보가 4대강 사업과 세종보가 별로 관계 없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는 처음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세종보를 이명박의 4대강 사업 일부로 간주하고 해체를 추진해왔다.

이 시장은 “세종보를 제가 계획했던 것하고, 어도를 마련해서 고기가 상·하류로 오갈 수 있는 그런 형태의 친환경적인 보를 계획했는데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그런 계획 자체가 많이 변경됐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센터, 하루 물 3000t 필요"

금강 세종보와 주변이 잡초밭으로 변해 가고 있다. 중앙포토

금강 세종보와 주변이 잡초밭으로 변해 가고 있다. 중앙포토

또 이날 토론회에서는 세종보 개방에 따른 세종시 물 부족 문제를 놓고 후보 간 공방이 벌어졌다. 최 후보는 “지난해 문재인 정부 물관리위원회에서 세종보를 포함한 4대강 보 해체를 결정했다”라며 “해체 결정을 하면서 그 시기와 방법은 자치단체장한테 맡긴다고 했는데, 어떻게 해결할 건지 발표하신 적이 있냐”고 따졌다.

이에 이 시장은 “세종보를 어느 시기에 해체할 것인지와 관련해서는 금강 세종 구간 전체를 놓고 하천 자연성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친수·치수·이수·환경 등 네 가지 관점에서 결정하자고 환경부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11일 오후 방송사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방송사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후보는 “지금 세종호수공원에 물 공급이 잘 안 된다고 한다. 세종보로 물을 담아 공급하면 될 일을 굳이 (세종시는) 금강에 100억원을 들여 지하수(복류수)를 파서 공급하겠다고 한다”며 “이렇게 되면 예산 낭비는 물론 환경 문제 등 각종 부작용이 빚어질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이 시장은 “금강 물을 좀 더 용이하게 공급하자는 것이지 지하수를 뽑아 공급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춘희 "갈수기에는 세종보 막겠다" 
이와함께 최 후보는 “2023년까지 세종시에 입주하는 네이버 데이터센터는 하루 3000t의 용수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는 세종시 소정 산업단지 전체가 하루에 쓰는 2800t보다 많다”라며 “세종보를 해체하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시장은 “우리나라는 갈수기와 홍수기가 확연히 구분되는데, 갈수기에는 보를 막고, 홍수기에는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세종시 "100억 들여 금강 지하수 확보 시설 설치" 

지난 3월 24일 개방한 금강보행교. 사진 행복도시건설청

지난 3월 24일 개방한 금강보행교. 사진 행복도시건설청

문재인 정부는 2017년 6월 낙동강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 6개 보 수위를 낮췄다. 이어 11월에는 이들 6개 보와 금강 세종·백제보, 영산강 승촌보까지 9개 보를 완전히 개방했다. 지난해 1월에는 세종보와 죽산보는 완전 해체, 공주보 부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세종시와 환경부는 세종보가 기능을 못 하자 약 100억원을 들여 금강에 다른 취수시설을 만들고 있다. 물이 흐르는 금강 지하 17m 정도 깊이에 배수관을 묻어 물을 끌어오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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