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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1100억원 반년 유예 받은 헝다, 車 사업으로 디폴트 탈출?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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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중국 부동산 개발사 헝다그룹의 주력 자회사인 헝다디찬(恒大地産)이 기한을 맞은 위안화 채권에 대한 이자 5억 7400만 위안(약 1087억 412만 원) 지급을 6개월 동안 연기받았다.

해당 채권은 5년 기한으로 2021년 4월 27일 발행했으며 액면액이 82억 위안(1조 5535억 7200만 원), 연이율 7.00%로 알려졌다.

그동안 헝다그룹과 자회사들은 위안화 채권의 원금 상환이나 이자 지급을 차례로 늦추는 데 성공했으나 지난해 12월, 헝다그룹이 달러 사채 이자를 송금하지 못하면서 제한적 디폴트 상황에 빠졌다.

이후 헝다그룹은 본거지인 광둥(廣東)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채무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각지에서 주택건설 사업을 재개하고, 일부 프로젝트는 매각 처분하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올 4월 21일 헝다디찬은 광둥성 주장(珠江) 삼각주 지역에서 벌이는 주택건설 사업 63건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헝다그룹 자동차 제조 자회사인 헝츠자동차(恒馳汽車) 역시 예약 판매에 앞서 체험센터를 오픈하는 등 자동차 판매 막바지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나 업계 이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사진 autolow.com]

[사진 autolow.com]

헝다그룹 산하 헝츠자동차, 예약 판매 앞서 막바지 준비 ‘한창’

4월 30일부터 5월 4일까지 이어졌던 올해 노동절 연휴 기간, 헝츠자동차는 사전 판매에 앞서 조용히 막바지 준비에 돌입했다.

이 기간에 헝츠자동차는 광저우(廣州)와 톈진(天津) 등지에 헝츠자동차 체험센터를 오픈했다. 5월 황금연휴 기간을 저격해 영업을 시작한 체험센터에는 수많은 고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는 전언이다. 헝츠자동차가 야심 차게 선보인 광저우와 톈진의 체험센터, 이곳에서 소비자들은 곧 출시를 앞둔 헝츠 5(恒馳5) 시리즈를 몸소 체험할 수 있다.

헝츠 5 시리즈와 관련해 온라인상에서는 벌써 다음과 같은 소문이 돌고 있다.

헝츠자동차에서 첫선을 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리즈 헝츠 5가 노동절 연휴 기간 이미 사전 판매를 시작했으며, 사전 예약 판매 단 10시간 만에 헝츠 5 주문량이 5만 대를 넘어섰다는 내용이 골자다.

여기서 말하는 사전 예약 판매란, 아직 해당 상품의 공식 판매가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가 제조사 측에서 발표한 간단한 정보를 보고 판단, 예약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소비자 관점에서 사전 예약 판매는 대부분 적은 예약금으로 더 많은 할인이나 우대정책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지녔다.

그러나 업계는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는 헝츠 5 시리즈 사전 예약 판매 현황과 관련해 공식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지적, ‘5만 대 팔렸다’는 내용 자체가 내부 정보인지 누군가 고의적으로 퍼뜨린 루머인지 불분명하다고 일축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헝다그룹 회장이자 광저우 에버그란데 FC 구단주인 ‘쉬자인(許家印)판 자동차’가 헝다의 활발한 홍보 활동을 바탕으로 곧 출시 예정이라는 것이다.

[사진 OFweek]

[사진 OFweek]

헝다가 ‘가짜 자동차 만든다’는 소문 돌았던 이유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를 뒷배로 둔 헝츠자동차가 체험센터 등을 통해 신차 홍보에 나서기에 앞서, 한때 ‘가짜 자동차’를 만든다는 루머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2021년 4월 21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된 ‘2021 상하이 모터쇼(AUTO SHANGHAI)’ 당시, 쉬자인은 헝다가 자동차를 제조한다는 사실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업계에 대응하기 위해 9개 자동차 모델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수많은 언론사 기자를 헝츠자동차에 초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상하이 모터쇼 현장에서 선보인 자동차 모델이 타사 모델과 ‘조금’ 달랐다는 점이다. 당시 헝츠 모델이 모두 직접 만져볼 수 없이 눈으로만 볼 수 있으며, 스텝이 차량 주변을 둘러싸 진입을 막고 있었다. 심지어 모터쇼를 방문한 사람들이 SNS에 올린 헝츠 1 시리즈 차대에서 운전 기능을 갖춘 다른 차량과 달리 매끈하고 평평하다는 게 발견되기도 하며 ‘(헝츠가) 가짜 자동차를 제조한다’라는 소문에 불을 지폈다.

[사진 OFweek]

[사진 OFweek]

이러한 상황에서 헝다의 채무불이행 사건이 공개되며 헝츠자동차 역시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였다. 수개월이 지난 이후 2021년 12월, 헝츠자동차는 드디어 헝츠 시리즈 중 헝츠 5를 공개했다. 헝츠 5는 헝츠 시리즈 중에서 처음으로 조립을 마친 자동차라는 점에서 한층 더 주목을 받았다.

업계는 헝다의 디폴트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때에도 ‘가짜 차량 제조’ 루머가 돌았던 헝츠자동차에 대한 대중의 반응에 관해 지적하며, 해당 사건 발생 이후에는 헝츠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는 자금이 더욱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전문가들이 간과했던 점은 헝츠자동차를 비롯해 헝다그룹을 이끄는 쉬자인의 대담한 결정이었다. 그는 업계 대부분이 신뢰하지 못할 때에도 헝츠자동차의 차량 제조에 힘을 실어주었으며, 헝츠 시리즈 제조를 헝다그룹 차원의 발전 전략에서 ‘최우선 순위’로 두었다.

일례로 올해 3월 22일, 헝다는 헝츠자동차 회의를 주재한 쉬자인의 현장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쉬자인은 같은 날 진행된 헝다 글로벌 투자자 전화회의를 제치고 헝츠자동차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을 통해 그가 헝츠를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대외적으로 보여주었다.

이 회의에서 쉬자인은 3개월 이내에 헝츠 5를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구체적으로 6월 22일 전에 해당 계획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쉬자인이 호언장담한 대로 헝츠 5 양산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 耀海网]

[사진 耀海网]

장·단기적인 관점에서 헝츠 시리즈 판매 목표도 세웠다. 헝츠자동차는 2025년까지 100만 대 이상의 헝츠 시리즈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어 2035년까지 500만 대를 넘어서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목표 달성을 위해 사전 예약 판매 준비는 물론, 유통망 구축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헝츠자동차 공식 웨이보에는 헝츠 대리점 모집에 관한 공고가 게재되었다. 헝다 측 목표에 따르면 헝츠자동차는 36개 헝츠 전시 체험 센터, 1600개 판매 센터, 3000개 AS 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일부 중국 온라인 자동차 관련 매체에서는 헝츠 5 시리즈에 대해 외관 디자인, 하이퍼 스크린, 운전 보조 시스템 등 디자인이 미래지향적으로 적용되었다며 주류 브랜드의 신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헝다는 자동차 제조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헝츠신에너지차판매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주요 사업 범위는 전기차 충전 및 배터리 교체, 온라인 차량 공유 서비스다. 차량 제조뿐 아니라 모빌리티 플랫폼까지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일각에서는 헝츠 5 시리즈 최종 양산이 결정되지 않은 점, 양산 이후 차량 품질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고 따끔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과연 헝다의 자동차 제조 야망이, 오는 6월 헝츠 5 시리즈 양산을 통해 계획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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