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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영화 속 장면이었으면…” 강수연 영결식 눈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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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배우 강수연(1966~2022)의 영결식은 4남매인 고인의 가족·친지와 영화인·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사회를 맡은 배우 유지태가 “아직도 실감이 안 나고 있다. 영화 속 장면이었으면 좋겠다”며 묵념을 청하자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강수연은 뇌출혈로 지난 7일 56세에 세상을 떠났다.

장례위원장인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비록 우리 곁을 떠나 지상의 별이 졌어도 당신은 천상의 별로 우리 영화를 비추면서 끝까지 더 화려하게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애도했다. 임권택 감독과 배우 문소리·설경구, 강수연의 9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유작이 된 넷플릭스 영화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 등 장례위원들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11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영화배우 강수연의 영결식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11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영화배우 강수연의 영결식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강수연을 월드 스타로 만든 대표작 ‘씨받이’ ‘아제아제바라아제’ 등을 연출하며 30여년간 영화인생을 함께 걸은 임권택 감독은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네가 곁에 있어 늘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둘렀느냐. 편히 쉬어라, 수연아”라고 말한 뒤 단상에서 내려왔다. 강수연이 세상을 떠난 7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빈소를 지킨 임 감독은 이날 운구 행렬까지 지팡이를 짚은 채 동행했다.

설경구는 “영화의 한 장면이라 해도 찍기 싫은 끔찍한 장면일 텐데, 지금 이 자리가 너무 잔인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눈물 젖은 얼굴로 단상에 오른 문소리는 앞서 작고한 제작자 이춘연 씨네2000 대표와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를 되짚으며 “그분들이랑 영화 한 편 하시라”라고 말했다.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진행됐으며, 장례위원장 김동호 이사장을 비롯해 장례 고문 박중훈·손숙·안성기·임권택 등 11인, 장례위원 봉준호·예지원·전도연·이병헌·정우성 등 49인의 영화인이 동참했다. 배우 설경구·정우성·류경수, 영화감독 강제규·연상호, 제작자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등이 운구를 맡았다. 장지는 경기도 용인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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