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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방선거 사령탑으로 복귀…“권력 견제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왼쪽)과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 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왼쪽)과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 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권력은 나뉘어야 균형 속에서 견제될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1일 제1야당의 지방선거 사령탑으로 복귀하며 한 말이다. 대선 패배 후 63일 만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튿날 그는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민주당의 중심에 다시 섰다. 이 고문은 “지난 대선은 심판자와 일꾼 중 심판자가 선택됐다”며 “이번에는 유능한 일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 고문은 이날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 출범식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이자 총괄선대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대선 결과에 가장 큰 책임은 후보였던 제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우리가 다시 또 출발해서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하지 않겠느냐. 패색이 짙을 때 승리의 활로를 만드는 것이 정치가 하는 일”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선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면서도 “국가 경영은 심판자만 가지곤 제대로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본인을 일꾼, 윤 대통령을 심판자로 표현하면서 “이번엔 진정한 균형과 국정 안정을 위해 국민은 유능한 일꾼을 선택할 것”이란 논리를 폈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이들은 “이 고문이 지방선거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승리의 중심에 이재명이 있을 것”(김민석 총괄선대본부장)이라며 박수로 화답했다.

하지만 이 고문의 여정은 순탄치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집권여당 대선후보로 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지난 선거와 달리 이번엔 이 고문의 출마에 대한 당내 찬반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고,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경찰은 최근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모두 이 고문을 ‘피의자’로 적시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선 대장동 일부 주민들이 이날 이 고문을 배임·도시개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이 고문의 보선 출마가 “검찰 수사로부터 도망가려는 것”(권성동 원내대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결국 국회의원이라는 방탄조끼가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모든 의혹에 자신이 있다면 지체없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이 고문은 “자꾸 방탄, 방탄 하는데 여러분은 물도 안 든 물총이 두렵겠냐”며 “제가 인생을 살며 부당한 일을 한 일이 없어서 검찰·경찰이 아무리 압박해도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를 향한 비판은 국민의힘뿐 아니라 당 내부에서도 나온다. 지방선거 후 열릴 전당대회를 통해 주류의 위상을 되찾으려는 친문 그룹의 견제 움직임이 뚜렷하다. 친문 인사인 강병원 의원은 전날 이 고문의 계양을 출마를 두고 “솔직히 이 선택이 정답이었을까”라며 “(방탄용 출마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상수로 여겨지던 이 고문의 8월 전당대회 도전설에도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친문 재선 의원은 “계양을 출마를 강행하면서 이 후보가 전당대회에선 이재명계 좌장격인 우원식 의원을 밀 것이라는 말도 있다”고 했다. 당내에선 이 고문이 “과반 승리를 이루겠다”고 공언한 만큼 그에 미달하면 당권 도전 명분이 옹색해지고 크게 선전하면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대리인격 후보를 통해 당권 획득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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