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홈런왕 서튼이 2022년 최고 우완 박세웅을 만난다면?

중앙일보

입력 2022.05.11 16:48

업데이트 2022.05.12 20:27

10일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10개)을 잡아낸 뒤 포효하는 롯데 박세웅. [연합뉴스]

10일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10개)을 잡아낸 뒤 포효하는 롯데 박세웅. [연합뉴스]

KBO리그 최고 우완 투수는 누구일까. 5월 11일 현재 정답은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7)이다. 박세웅은 올시즌 7경기에 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21을 기록중이다. 다승은 김광현(SSG 랜더스), 찰리 반즈(롯데)와 함께 공동 1위, 평균자책점은 2위다. 탈삼진은 47개로 3위.

세부 지표를 봐도 박세웅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홈런과 볼넷으로 계산하는 수비무관자책점(FIP)은 1.65로 전체 1위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WAR·스탯티즈)는 김광현에 이은 2위다. 김광현과 반즈는 왼손투수이기 때문에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도 박세웅을 능가하는 오른손투수는 없다. 반즈-박세웅 원투펀치도 리그 최강이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11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박세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튼 감독은 "한 주를 시작하는 좋은 투구였고, (연패중이었던)팀이 제일 필요할 때 분위기를 살려줬다"고 말했다. 이어 "리키 마인홀드 투수코치와 박세웅이 엘리트 투수가 되고, 꾸준하게 엘리트급 기량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 박세웅의 성장을 보는 게 즐겁다"고 했다.

현대 시절 래리 서튼. [사진 현대 유니콘스]

현대 시절 래리 서튼. [사진 현대 유니콘스]

서튼 감독은 최근 '반즈를 타자로서 상대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간단한 타격 계획을 가지고 들어가겠다"고 답했다. 다양한 구종으로 스트라이크 존 좌우를 잘 활용하기 때문이다. 이번엔 '박세웅을 상대하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을 했다.

서튼 감독은 "반즈와 똑같다. 박세웅은 네 구종 모두 좋은 투수다. 다 노려 칠 수 없다. 계획을 짜고, 실투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스윙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물론 스윙을 한다해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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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타자인 서튼 감독은 현역 시절 오른손투수를 잘 공략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시절엔 플래툰으로 기용되기도 했다. 우완에겐 타율 0.243(534타수 130안타), tOPS (100이 리그 평균)가 105였으나, 좌완에겐 0.132(38타수 5안타), tOPS 는 33을 기록했다. 상성상으론 반즈보다 박세웅을 상대하는 게 조금은 편할 것이다. 다만 현대 유니콘스에서 홈런왕에 오른 2005시즌엔 왼손투수 상대 타율, 출루율(0.322, 0.678)이 오른손투수(0.278, 0.548)보다 좋았다.

최근 박세웅의 투구를 보면 서튼 감독의 말이 '립서비스'로만 느껴지진 않는다. 전날 NC전에서도 다양한 구종을 완벽하게 활용했기 때문이다. 최고 시속 151㎞ 빠른 공, 직구처럼 가다 뚝 떨어지는 130㎞대 포크, 포크와 비슷한 속도지만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슬라이더, 110㎞대 커브를 자유자재로 활용했다.

특히 5회 초엔 이명기, 노진혁, 오영수를 모두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공교롭게도 세 타자 모두 좌타자다. 한 이닝 9개의 투구로 삼진 3개를 잡은 건 KBO리그 역대 여덟 번째다. 서튼 감독은 "롯데 선수 최초라는 건 오늘 기사를 보고 알았다. 대단하다"고 했다.

박세웅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바로 포수 정보근이다. 정보근과 박세웅은 평소 볼 배합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서튼 감독은 "둘의 조합이 굉장히 좋다. 경기 중과 전에 대화를 많이 한다. 둘이 (사인을 주고받으면서)같은 생각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보근이 많이 성장했고, 계획을 잘 짠다. 경기 중에 상대 타자 스윙을 보고 조정하는 능력이 좋다"고 했다.

박세웅은 9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변화무쌍하게 조합했다. 이명기에겐 직구-포크볼-커브 순으로 던졌고, 노진혁에겐 커브-포크-직구를 던졌다. 오영수에겐 포크볼만 세 개를 던져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2005년의 서튼 감독이 '타임 슬립'해 박세웅을 상대한다 해도 쉽게 공략하긴 어려웠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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