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저 앞 지지자 “손 한 번만…소통했으면”
11일 오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이른 아침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찾는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문 전 대통령 입주 당시 2400여 명의 인파가 몰린 탓에 평산마을을 찾지 못했던 지지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문 전 대통령 내외는 전날 오후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평산마을로 왔다.
방문객들은 사저에서 약 60m가량 떨어진 마을버스 정류장 부근 도롯가에 차를 세운 뒤 사저를 배경으로 연신 사진을 찍었다. 이날 평산마을을 찾은 70대 권모(대구시)씨는 “사저가 너무 막혀 있는 느낌이어서 ‘나와주세요’라고 외치고 싶었다”며 “보러 온 사람들도 많을 텐데 함께 인사도 나누고 소통을 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 와보니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2008년 김해 봉하마을을 찾을 때 ‘나와주세요’라고 외치던 모습이 떠올랐다”며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을 찾았을 때처럼 문 전 대통령도 지지자들과 소통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지지자라고 밝힌 40대 김모씨도 비슷한 의사를 표했다. 그는 “1시간 넘게 차를 몰고 왔는데 (문 전 대통령을) 직접 뵙지 못해 아쉽다”며 “(문 전 대통령이) 나오셔서 손 한 번 흔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지인들 사이에선 양산 평산마을 사저와 김해 봉하마을을 당일 코스로 가자는 얘기도 많이 나온다”며 “평산마을과 봉하마을은 차로 50분 정도 거리여서 하나의 성지순례처럼 코스를 만드는 것도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文 반대 집회·1인시위 계속…주민들 “소음 불편”
반면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는 지지자뿐만 아니라 반대 성향의 보수단체들 집회도 이어지고 있다. 보수 성향 단체인 벨라도는 11일 오후 문 전 대통령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전에는 이 단체와 별개로 시민 1명이 개인차량에 설치한 스피커로 “잘 살아보세~”라는 가사가 담긴 ‘새마을 노래’를 틀고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다 “소음 때문에 불편하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제지를 받기도 했다. 평산마을 한 주민은 “아침부터 보수단체 차량이 와 노래를 틀고 그러는데 제발 자제를 좀 해줬으면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평산마을을 찾은 지지자들은 “문 전 대통령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오는 20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2일 면담 등이 잡혀 있어서다.
오는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8주기 추도식에서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