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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드처럼" 尹 의지…국정원장 김규현 지명, 1차장 권춘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새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에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공식 지명했다. 국정원장을 보좌할 1차장엔 권춘택 전 주미대사관 정무2공사가 내정됐다. 두 사람 모두 미국통이자 해외 안보 전문가로, 국정원을 세계적인 정보기관으로 재편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1일 국가정보원장에 지명된 김규현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왼쪽)과 제1차장에 지명된 권춘택 UNGC한국협회 사무총장. [사진 대통령실]

11일 국가정보원장에 지명된 김규현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왼쪽)과 제1차장에 지명된 권춘택 UNGC한국협회 사무총장. [사진 대통령실]

김 지명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한 뒤 1980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관의 길을 걸은 다소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북미1과장, 주미대사관 서기관ㆍ참사관ㆍ정무공사를 지낸 외교부 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혔다. 국방부 국제협력관(국장급) 근무 시절엔 당시 김관진 장관을 보좌하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업무를 담당했다.

박근혜 정부에선 외교부 1차관에 이어 국가안보실 1차장과 2차장(외교안보수석 겸임)을 잇달아 맡아 북핵 위기와 중국의 사드보복 문제를 다뤘다. 대통령비서실장 직무대행이 마지막 공직이었다.

군인이나 정치인, 혹은 국정원 내부 발탁이 아닌 정통 외교관 출신을 국정원장에 발탁한 것은 드문 일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전 수석의 발탁엔 국정원을 이스라엘의 모사드와 같이 해외 대북 정보 업무에 중점을 둔 첩보 조직으로 재편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구상이 담겼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국정원댓글 수사를 지휘했던 경험을 통해 국정원의 국내 정치개입을 배제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고 덧붙였다.

해외정보를 담당하는 국정원 1차장으로 발탁된 권춘택 내정자 역시 마찬가지로 미국 사정에 밝은 해외정보 전문가로 분류된다.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1986년 국정원 공채에 합격한 권 내정자는 주로 해외 파트에서 근무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원세훈, 박근혜 정부 당시 남재준 국정원장의 비서실장을 연달아 지냈다. 이후 주미대사관 정무2공사를 지내며 미 중앙정보국(CIA)과의 협력을 담당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원장 지명자의 경우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권 내정자가 원장 직무대행을 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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