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어릴 때부터 한게 농구인데" 허재 예능대통령→농구단장 컴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로농구 단장으로 코트로 돌아오는 허재. 김경록 기자

프로농구 단장으로 코트로 돌아오는 허재. 김경록 기자

“여러가지 제안이 있었는데. 농구에 관련된 걸 하고 싶었어. 농구 감독은 후배들한테 물려주고 (단장을 맡게 됐어). 종합적으로 생각했을 때 어릴 때부터 한 게 농구인데, 농구판에 있는 게 낫지 않겠나. 그래서 결정하게 됐어.”

‘예능 대통령’에서 ‘농구 대통령’으로 컴백한 허재(57)가 11일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허재가 프로농구 단장을 맡아 4년 만에 코트로 돌아온다.

자산운용사 데이원자산운용은 11일 “남자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 전날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연고지는 고양시로 유지하며 기존 선수단과 사무국 직원은 전원 승계 된다. 최고 책임자에는 허재 전 농구국가대표 감독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데이원자산운용이 적극적으로 매수 의향을 밝히며 오리온과 인수 협상을 벌였다. 다음 시즌부터 고양 오리온은 고양 데이원자산운용이 바뀌고, 허재는 구단주는 아니지만 단장과 비슷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데이원자산운용은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산운용사다. 한국테크놀로지와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관계사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농구단에 관여를 하지는 않지만 모기업은 맞다.

농구 단장으로 컴백한 허재. [사진 데이원자산운용]

농구 단장으로 컴백한 허재. [사진 데이원자산운용]

데이원자산운용은 “기존 프로 스포츠 구단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운영 방안을 구상 중이다. 그 방안 중 하나가 허재 최고 책임자 내정”이라며 “허재는 선수 시절 7차례 농구대잔치 우승을 차지했고, 세계선수권에서 한 경기 62점을 기록하는 등 한 세대를 풍미한 최고 농구 선수였다. 국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는 선수 출신을 최고 책임자로 내정해 혁신적인 프로리그 산업화를 선도해 나갈 예정이다. 다양한 수익모델을 제시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예능에서 큰 사랑을 받은 허재가 단장을 맡아 농구계에도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데이원자산운용은 축구단, 배구단, e스포츠단 등 다양한 프로 스포츠 구단을 인수할 계획도 갖고 있다.

선수 시절 농구대통령이라 불렸던 허재. [중앙포토]

선수 시절 농구대통령이라 불렸던 허재. [중앙포토]

허재는 선수 시절 ‘농구대통령’이라 불렸다. 농구대잔치 최우수선수상(MVP)을 3차례, 프로농구 MVP상을 1회 수상했다. 감독으로 프로농구 전주 KCC를 이끌고 2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뤄냈다. 2016년부터 한국농구대표팀 감독을 맡은 뒤 2018년 코트를 떠났다.

예능에서 맹활약한 허재. [유튜브 캡처]

예능에서 맹활약한 허재. [유튜브 캡처]

허재는 2019년 6월 JTBC ‘뭉쳐야 찬다’에 출연한 뒤 ‘예능 대통령’으로 거듭났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정글의 법칙’ 등에 출연했다. 지난해 KBS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도 받았다. 허재는 선수와 지도자 때 ‘버럭’하는 이미지가 강해 대중이 다가가기 어려웠다. 하지만 예능에서 보여주는 ‘허당 끼’ 가득한 모습, 꾸밈 없이 편안한 모습을 대중들이 좋아했다. 두 아들 허웅(30·원주 DB)과 허훈(28·수원 KT)도 프로농구 최고스타이면서 예능에서 맹활약 중이다.

예능에서 잘 나가던 허재는 농구계 복귀라는 결단을 내렸다. 데이원자산운용이 지원과 투자를 약속하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허재 측근은 “정확한 속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농구인이니까. 그래서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허재는 예능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도 사석에서는 “언젠가 농구계로 돌아가야지”라는 말을 자주 해왔다. 또 다른 측근은 “‘언제까지 연예인 할래. 농구인으로 남으려면 그러면 안 된다’는 지인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허씨 삼부자. 장남 허웅과 허재, 차남 허훈(오른쪽부터). 박린 기자

허씨 삼부자. 장남 허웅과 허재, 차남 허훈(오른쪽부터). 박린 기자

허재는 아예 예능계를 떠나는 걸까. 데이원자산운용 관계자는 “TV 출연 등 세세한 사항에 대해 아직 따로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다.허재는 “농구와 관련된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상황 봐서”라고 말을 아꼈다. 허재는 이날도 섬에서 예능 촬영을 하고 있다. 허재 측근들에 따르면 예능계를 아예 떠나지는 않고 1~2개로 최소한으로 줄일 가능성이 높다. 대신 농구단에 더 집중할 전망이다.

데이터운용자산 새 사령탑에는 김승기 안양KGC 인삼공사 감독이 거론된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프전 우승, 올 시즌 챔프전 준우승을 이끌었다. 허재의 중앙대 후배로 평소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하지만 KGC인삼공사도 1+1 옵션 계약 끝나는 김승기 감독을 붙잡길 원하고 있다. 11일 김 감독과 KGC는 담판을 지을 예정이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