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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가 의정활동 성적 미달인데…또 공천받은 경북도의원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북도의원 49명 가운데 47%, 공천받아

지난달 24일 열린 경북도의회 제32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모습. 사진 경북도의회

지난달 24일 열린 경북도의회 제32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모습. 사진 경북도의회

국민의힘이 경북 지역 단체장·지방의원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가운데 경북도의회 의원 중 대다수가 지난 임기 동안 부실한 의정활동을 했는데도 이번에 다시 공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민의힘 경북도당과 경북도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의원 49명 가운데 47%에 해당하는 23명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장이나 경북도의원 공천을 받았다.

공천받은 의원 23명 가운데 91.3%가 평균 미달
중앙일보가 제11대 경북도의원 의정활동을 분석한 결과 2018년 7월 1일부터 올해 2월 14일까지 도의원들은 도정질문 84건과 5분 자유발언 137건, 조례안 대표발의 394건 등의 기록을 남겼다. 경북도의원 정원인 60명으로 따져보면 의원 1인당 도정질문은 평균 1.4건, 5분 자유발언 2.28건, 조례안 대표발의 6.57건을 한 셈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 공천을 받은 국민의힘 경북도의원 23명 가운데 2명을 제외한 나머지 21명은 3개 항목에서 평균치를 넘지 못했다. 3개 항목 모두 평균을 상회한 의정활동을 보인 경우는 영천시장 공천을 받은 박영환 의원과 경북도의원에 다시 공천된 김상조(구미) 의원뿐이었다. 23명 중 91.3%가 평균 미달의 성적에도 다시 공천장을 받아든 셈이다.

3개 항목에서 평균을 넘기지 못한 의원 중 시·군 단체장에 공천된 사례도 3건이다. 경산시장 선거에 단수 공천된 조현일 의원, 전직 이승율 군수가 지병으로 별세하면서 공석이 된 청도군수 선거에 공천된 김하수 의원, 봉화군수 선거에 공천을 받은 박현국 의원 등이다. 이 중 조 의원과 김 의원은 지난 임기 동안 5분 자유발언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경북도의회 전경. 사진 경북도의회

경북도의회 전경. 사진 경북도의회

공천을 받은 23명 중 6명은 임기 동안 5분 자유발언뿐 아니라 도정질문까지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도의회 조례안 발의 건수 '전국 꼴찌'
앞서 경북도의회는 전국 광역의회 중 조례안 발의 건수 ‘전국 꼴찌’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경북도의원 연평균 조례안 발의 건수는 1.62건으로 발의 건수가 가장 많았던 세종시의회의 6.51건은 물론 전국 평균인 2.99건에도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례를 한 해 평균 1건 미만으로 발의한 의원 역시 경북 1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광역의회뿐 아니라 기초의회 역시 경북이 가장 낮은 성적을 보였다. 경북 지역 기초의원 1인당 연평균 조례 발의는 0.99건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1건에 미치지 못했다. 경북 기초의원 291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153명이 1건 미만으로 파악되면서다.

경북도의회가 ‘낙제점’을 받은 상황에서도 의정활동이 부실했던 의원들이 다시 공천을 받는 일이 이어지면서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의정활동을 충실하게 하지 않은 이들이 다시 시민들의 대표가 되겠다고 출마하고 심지어 더 높은 공직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각 정당은 현직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충실히 했는지를 공천 심사 과정에 꼭 넣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런 사태의 원인은 각 정당이 도덕성이나 자질·역량 등을 엄격히  검증하지 않고 중앙당에 충성할 인물을 공천했기 때문”이라며 “지역 주민 복지 향상, 삶의 질 제고를 위해서는 진정한 일꾼이 뽑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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