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폰케이스, 왜 잘 팔리나…'명품 인싸템' 신경쓴 두 가지 [비크닉]

중앙일보

입력 2022.05.11 05:00

업데이트 2022.05.11 07:47

스마트폰 케이스도 명품이 있다. 제품 하나가 5만~10만원대에 달하는 커스텀 폰 케이스 브랜드 '케이스티파이(CASETiFY)'다. 올해 플래그십 스토어 세 곳을 열고 한국에 진출한 케이스티파이의 창업자 웨슬리 응(Wesley Ng) 최고경영자(CEO)를 지난 4일 국내 언론 최초로 만났다.

"세상에 단 하나…나를 표현해주는 제품이 팔리죠."
웨슬리 CEO는 2011년 '갖고 싶은 폰 케이스를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 할 수 있다면 어떨까'란 아이디어 하나로 친구와 함께 창업했다. 케이스 재질, 색상, 레터링까지 입맛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 개성을 드러내는 MZ 세대가 열광했다. 현재는 아이폰, 갤럭시 케이스를 비롯해 스마트 워치 밴드, 블루투스 이어폰 케이스를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성장했다.

케이스티파이에 따르면 한국은 180개국 중 미국에 이어 매출 비중 2위다. 매달 전년 동월 대비 세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개인 취향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주문 제작형 제품에 관심이 늘어난 덕이다. 웨슬리 CEO는 "소비자가 브랜드에 기대하는 바가 변했다”며 “폰 케이스는 자기표현의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웨슬리 응(Wesley Ng) 케이스티파이 CEO. [케이스티파이 제공]

웨슬리 응(Wesley Ng) 케이스티파이 CEO. [케이스티파이 제공]

폰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폰 케이스의 본질에도 집중했다. 케이스티파이의 제품은 미 육군 납품 규격, '밀스펙(밀리터리+스펙)'을 충족한다. 출시 전엔 2~3m 낙하 테스트를 한다. 안전성을 높이는 소재를 연구해 품질에 맞춘 디자인을 만들었다. 제품의 상징인 '림 로고(rim logo)' 디자인도 폰 카메라를 보호하기 위해 탄생했다. 그는 "품질만큼은 절대 양보 못 한다"며 "우리의 사명(使命)은 최고의 보호 성능을 아름다운 디자인, 개성의 표현과 결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도 품질 못지않게 중요한 가치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리케이스티파이(Re/CASETiFY)' 프로그램을 통해 16만개의 케이스를 재활용했다. 플라스틱 2만8000㎏을 업사이클링해 탄소 배출량 3900톤을 감축했다. 소비자의 업사이클링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후원하고, 사용한 케이스를 반납하면 할인 쿠폰을 준다. 친환경을 선호하는 MZ 세대 가치관에 꼭 들어맞는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까지 인고의 시간도 보냈다. 초기엔 폰 케이스 따위가 특별할 게 있냐는 반응이었다. 지쳐가던 CEO는 미디어에 문을 두드렸다. 유명 매체들에 100건 이상의 설명자료와 제품을 보내는 게 일과였다. 미국 IT미디어 매셔블(Mashable)이 처음으로 리뷰(제품 사용기)를 업로드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그는 "하루는 제품 단 한 개도 팔지 못해 사업을 계속해야 할까 생각했다"며 "대가도 없이 보낸 자료를 미디어가 보도해주면서 다시 힘이 났다"고 회상했다.

NFT 아트를 삽입한 폰 케이스. [케이스티파이 제공]

NFT 아트를 삽입한 폰 케이스. [케이스티파이 제공]

개성이 자산이란 믿음으로 지난 3월엔 NFT(대체 불가능 토큰) 시장에 도전했다. 소비자가 구매한 NFT 아트를 케이스에 삽입할 수 있는 'NFT 유어 케이스(NFT Your Case)' 플랫폼을 론칭했다. 예술을 현실로 불러오는 피지털(Phygital, 오프라인 공간을 뜻하는 '피지컬'과 '디지털'의 합성어) 캔버스다. QR코드로 NFT 소유권을 인증할 수도 있다. 웨슬리 CEO는 "미디어 아티스트의 자기표현 방식 중 하나란 관점에서 NFT는 자연스러운 연장선"이라며 "모방할 수 없는 혁신을 주도하는 케이스티파이의 행보를 지켜봐 달라"고 했다.

케이스티파이는 전 세계 14곳인 스토어를 2년 내 100곳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에선 리테일 매장을 통해 존재감을 키우는 게 목표다. 1월 서울 가로수길, 2월 여의도 더현대, 4월 잠실 롯데월드몰 등 상반기에만 3곳을 오픈했다. 웨슬리 CEO는 "오프라인이 제공하는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며 "케이스티파이가 추구하는 가치를 한마음 한뜻을 가진 소비자들이 한곳에 모여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매장 수를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그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는 아직 창작자이자 디자이너"라며 "서울의 젊은 학생들과 아티스트들이 모여 공동으로 작업하고, 우리의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허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젊은 창작자와 사업가들이 아이디어를 얻으러 들르는 '영감의 원천'이 되는 것, 케이스티파이는 한국에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비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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