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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취임식 총출동한 대기업 총수들 “자리 배치부터 친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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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그 뒤로 국내 기업 총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그 뒤로 국내 기업 총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는 물론 경제단체장, 유명 벤처기업 경영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역대 대통령 취임식과 비교해 이렇게 많은 기업인들이 초청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경제단체장으로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는 최 회장 외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그룹 명예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그룹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LS 의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제이에스티나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심팩 회장) 등이 배석했다.

뿐만 아니라 최정우 포스코그룹(재계 6위) 회장, 이성희 농협중앙회(10위)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11위) 부회장, 구현모 KT(12위) 대표, 조원태 한진그룹(14위)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16위) 회장, 최수연 네이버(22위) 대표, 김성수 카카오(15위) 이사회 의장, 이웅열 코오롱그룹(42위) 명예회장 등도 얼굴을 비췄다.

대기업 총수들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것은 2013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 이후 9년 만이다. 당시엔 삼성과 SK, 롯데 총수는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참했고, 현대차·LG·포스코·한진 회장이 참석했었다.

2013년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기업 총수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중앙포토]

2013년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기업 총수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외빈들을 대거 초청하는 취임식 대신 약식으로 취임 선서를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기업인이 취임식 초대를 받아 참석한 건 처음 봤다”며 “예전에 해외 출장으로 못 왔던 기업 총수들도 온 건 윤석열 정부가 기업인에게 호의적이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기업인들의 자리가 5부 요인, 국빈, 전직 대통령 등이 앉는 단상에서도 비교적 앞쪽에 마련된 것도 화제였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경제단체장과 기업 총수들을 단상에, 그것도 앞쪽 자리에 배치해준 것은 엄청난 배려”라며 “취임사도 자유와 시장경제 위주여서 규제 개혁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기업인들은 감명 깊게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취임식 참석 ‘자유! 자유! 자유! 무지개!’라는 글과 함께 2장의 사진을 올렸다. 취임식장에서 하늘에 뜬 무지개를 촬영한 사진이었다. 정 부회장이 '자유'를 언급한 것은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유의 가치를 강조한 것과 무관치 않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자유를 35차례나 언급하며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국내외 당면 위기와 난제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역설했다.

이날 총수들이 비슷한 색깔의 넥타이를 맨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신동빈 회장, 조원태 회장 등은 자주색으로 보이는 넥타이를 착용했다.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반면 재계 순위 10위권에 드는 일부 기업 총수는 취임식에서 보이지 않아 재계 관계자들은 의아해했다. 한 10대 그룹 관계자는 “한화와 현대중공업 쪽이 보이지 않아 의외였다”고 말했다. 이에 재계 순위 9위인 현대중공업 측 관계자는 “우리는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며 “초청장을 왜 안 보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GS와 CJ는 전경련과 경총 회장 직을 맡고 있으니 그룹 차원으로는 따로 초청장을 보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웅열 명예회장이 정의선 회장 옆 자리에 앉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코오롱 관계자는 “그룹 차원으로는 초청장이 오지 않았다. 이 명예회장이 개인적으로 초청받은 것 같다”며 “정의선 회장의 옆자리에 앉은 것도 두 사람이 친분이 있는 것과 관련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도 “경제단체장들 자리에만 개인 팻말이 있고 기업 총수들 자리는 자유롭게 앉게 한 것 같더라”고 말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며 기업 총수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회장, 구광모 LG그룹회장,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성룡 기자

윤석열 제20대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며 기업 총수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회장, 구광모 LG그룹회장,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성룡 기자

취임식 기획사인 HS애드 관계자는 기업인 참석과 관련, “우리는 대행사일 뿐이어서 잘 알지도 못하고 아무 이야기도 할 수 없다”며 “취임준비위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본지는 취임식 준비위 관계자들에게 연락했으나 이날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6대 그룹 총수와 경제단체장들은 취임식 이후 마련된 외빈 만찬에도 참석했다. 재계 총수들이 취임식 후 외빈 만찬에 초청 받은 사례는 매우 드물다. 이 만찬에는 마티 월시 미국 노동부 장관, 베트남 N&G 그룹 회장 등도 자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우리는 경제와 안보가 하나 된 경제 안보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더욱 자유롭고 개방된 글로벌 경제 안보 질서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은 오후 9시30분쯤 끝났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취임식 만찬엔 참석 가능 인원이 적어서인지 외국 사절이나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지 기업인 초청은 거의 없었다”며 “윤석열 정부가 규제 개혁을 포함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겠다, 민간이 활동할 수 있게 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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