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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청문회서 증인 임은정 감싼 민주 "5년 꼭 버텨주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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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 조남관 전 법무연수원장 등을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관련 모해위증 의혹 수사 방해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지난해 9월 8일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 조남관 전 법무연수원장 등을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관련 모해위증 의혹 수사 방해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지난해 9월 8일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9일에 시작해 10일 새벽까지 진행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증인 신문(訊問)이었다. 증인 중엔 최근 검찰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한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도 있었는데, 더불어민주당 측이 그런 임 담당관에 대해 위로와 응원을 보내는 등 면죄부를 주는 장면이 연출됐다.

앞서 임은정 담당관은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3월 4일 페이스북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관련 모해위증 의혹에 대해 ‘검찰 측 재소자 증인들을 입건해 기소하겠다고 보고하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현 대통령)이 불입건 의견을 갖고 있던 대검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했다’는 취지의 글을 썼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나흘 뒤 임 담당관의 글이 수사기관 내부의 비밀에 해당한다며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했고,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지난 6일 “고위공직자범죄 혐의가 발견돼 공수처법에 따라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법 25조 2항은 공수처 외 수사 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 범죄 혐의를 발견하면 공수처에 이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공수처와 달리 이 조항 내 ‘혐의 발견’ 부분을 ‘수사를 진행한 뒤 어느 정도 혐의를 확인한 경우’로 좁게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단독 처리를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할 목적으로 민주당에서 탈당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전날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임 담당관에게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공수처에 사건이 이첩됐던데 위로 말씀을 드린다. 많은 국민들이, 시민들이 응원하고 있으니까 힘내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간을 꼭 잘 버텨주시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임 담당관은 “아니 뭐”라며 “버티는 것은 뭐, 네”라고 답했다. 민 의원이 “중간에 그만두실 생각은 전혀 없으시죠”라고 묻자 임 담당관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무죄”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조직의 비밀을 지키는 것보다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위법성 조각 사유가 있다”고 임 담당관을 두둔했다. 임 담당관은 자신의 혐의에 관해 “(페이스북 글을 쓰기 전) 언론에 공개된 내용이고 그걸 공개한 것이라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나를) 조사했다면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갖다 드리면 되는데 이렇게 할 수 있나 황당하다. 검찰에서 (검수완박) 법안 등등 문제로 저한테 많이 노여워하는 건 알고 있어서 인간적으로는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하지만 법리적으론 무혐의 내지는 무죄가 되겠다”고 말했다.

임 담당관은 앞선 질의응답 과정에서 “재임 중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한동훈 후보자에 대해 윤 대통령 가족 사건 수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윤 대통령의 가족이나 측근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회피하시겠죠, 못하실 테니까”라고 답하면서다. 임 담당관은 검찰권 견제를 위해 문재인 정부에서 신설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등 외부 인사 자문기구에 대해서도 “조직 논리와 충돌할 때 합리적 의사 결정을 하는 척하기 위해 쓰는 상투적 기법”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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