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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집권 꿈꾸던 민주당…尹 '재건' 취임사에 "나라 망했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10일 ‘지난날의 맞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취임과 새로운 정부 출범을 축하드린다”면서“성공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선 협치와 균형이 필수”라고 적었다.

 인천 계양을 출마를 공식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10일 오전 윤환 계양구청장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 계양을 출마를 공식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10일 오전 윤환 계양구청장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고문은 이어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넘어 국민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달라”며 “저와 민주당도 야당으로서 협력할 것은 확실히 협력하고, 견제할 것은 제대로 견제하며 ‘잘하기 경쟁’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지난 3월 역대 대선 최소 격차(0.73% 포인트)로 고배를 마신 이 고문은 윤석열 정부의 대항마로 생환하기 위해 첫 국회 입성을 시도 중이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 고문은 인천 계산동 민생 투어를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공개했다. 메시지의 방점은 대선 때와 유사한 ‘유능한 일꾼론’에 찍혔다. 그는 “꼭 대통령이 되지 않더라도 국회의원 차원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며 “호미가 아니라 삽을 든다고 해도 결국 농부의 역량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 고문이 10일 인천 계산동 상가 민생 투어를 하던 중 질의 응답을 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 고문이 10일 인천 계산동 상가 민생 투어를 하던 중 질의 응답을 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윤 대통령은 용산 벙커-현충원-국회의사당-용산 집무실-신라호텔 등 대통령의 첫날을 보내는 동안 이 고문은 인천지역 구청장ㆍ광역의원ㆍ기초의원 선거 후보자들의 사무실을 잇달아 들렀다. 연고가 없는 지역 정가에 ‘계양구 주민 이재명’을 알리기 위해서다. 전날 계양구로 주소도 옮긴 그는 이번 주를 ‘계양구민 되기’ 주간으로 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0년 집권 꿈꾸던 민주…尹 향해 “독주ㆍ독선 경계하라”

“20년 집권”(이해찬 전 대표)을 외쳤지만 5년만에 다시 야당이 된 민주당의 다른 주요 인사들도 취임식 전후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재명 고문이 대선 마지막 유세때 맸던 것과 같은 넥타이를 착용하고 취임식에 참석한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당부 글을 올렸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대한다’는 제목의 글에 박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물은 과감히 포기하라”, “온전한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공약을 지켜달라”, “독주와 독선을 경계하라”는 주문을 남겼다. 이 모든 것이 전제돼야 “민주당은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면서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 자리로 찾아온 더불어민주당 박지현ㆍ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 자리로 찾아온 더불어민주당 박지현ㆍ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홍근 원내대표도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한다”면서도 “입법부인 국회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야당과 국민의 비판적 목소리도 늘 경청하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썼다. “국민과 국익을 위해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보다 “정부ㆍ여당이 바르게 가도록 견제하는 야당의 사명을 다 하겠다”는 말이 앞섰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리더십과 역량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적지 않다”며 “이런 엄중한 상황을 지혜롭게 해결하려면 국민통합과 협치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논평을 냈다. 또 “윤 정부가 역대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해야 함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취임사 참담”…“尹 인식 한국 전쟁 직후에 머물러 있나”

취임사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송영길 전 대표는 “대통령 취임사를 듣고 참담함을 금하지 못했다”며 취임사에 담긴 용어를 열거하며 비판했다. ‘재건’이란 표현에 대해선 “대한민국이 망했냐”, ‘반지성주의’란 표현엔 “파시즘ㆍ매카시즘을 해석ㆍ비판하는 용어란 걸 아느냐”고 비판하는 식이었다.

채이배 비대위원도 윤 대통령이 사회ㆍ경제 양극화 해법으로 '도약과 빠른 성장'을 제시한 점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의 경제 인식은 한국 전쟁 직후 생존을 위해 존엄과 자유를 포기해야 했던 시점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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