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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리, 르노코리아 지분 34% 인수…“볼보 플랫폼서 신차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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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부산 강서구 신호동에 자리한 르노삼성 공장. [사진 르노코리아]

부산 강서구 신호동에 자리한 르노삼성 공장. [사진 르노코리아]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그룹 지리(吉利)그룹 산하 지리오토모빌홀딩스가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지분을 인수한다. 르노코리아는 “지리오토모빌홀딩스가 르노코리아 지분 34.02%를 인수한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리오토모빌홀딩스는 삼성카드를 제치고 르노코리아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다만 이후에도 르노그룹은 르노코리아의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르노코리아 측은 “지리그룹은 기존 주주가 신주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라며 “다만 인수 금액과 지분율 등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대표이사가 부산 강서구 부산공장에서 열린 '뉴 스타트 뉴 네임' 행사에서 변경된 사명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대표이사가 부산 강서구 부산공장에서 열린 '뉴 스타트 뉴 네임' 행사에서 변경된 사명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르노코리아, 中 지리에 지분 34% 매각

이번 지분 참여를 통해 지리오토모빌홀딩스는 향후 르노코리아의 신차 개발 과정에 보다 깊숙이 개입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르노코리아와 르노그룹·지리그룹은 하이브리드 신차 등 합작 모델을 한국에서 개발, 생산해 2024년 선보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리그룹은 또 르노코리아에 콤팩트 모듈러 아키텍처(CMA) 플랫폼을 제공한다. 자동차 플랫폼은 엔진에서 발생한 동력을 전달하는 일련의 장치를 배치하고, 무게 중심과 중량을 배분하는 등 차량의 핵심 요소를 결정하는 구조물이다.

지리그룹이 르노코리아에 제공하는 CMA 플랫폼은 스웨덴 볼보자동차가 소형차 개발 과정에서 사용하는 플랫폼이다. 볼보가 국내 시장에 선보인 C40 리차지, 폴스타2 등이 CMA 플랫폼을 토대로 개발됐다.

지리그룹은 지난 2010년 볼보 승용차사업부를 인수한 바 있다. 현재 볼보자동차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를 보유한 다임러의 지분 9.69%도 확보한 2대 주주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사명에서 '삼성'을 떼고 '르노코리아자동차(RKM)'로 새 출발 한다. 사진은 사명 변경 행사 당시 르노코리아 부산 본관 로비. [연합뉴스]

르노삼성자동차가 사명에서 '삼성'을 떼고 '르노코리아자동차(RKM)'로 새 출발 한다. 사진은 사명 변경 행사 당시 르노코리아 부산 본관 로비. [연합뉴스]

르노그룹,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

르노코리아는 볼보의 플랫폼을 활용해 신차를 개발한다. 디자인은 르노그룹 본사에서, 제품 개발은 르노코리아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개발을 마친 신차는 르노코리아 브랜드로 국내에서 판매한다.

신차는 2024년부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공장 가동률이 낮은 르노코리아 입장에선 추가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

볼보가 올해 국내 출시한 C40리차지. 르노코리아는 이 차량에 사용했던 플랫폼을 활용해 신차를 개발할 예정이다. [사진 볼보자동차]

볼보가 올해 국내 출시한 C40리차지. 르노코리아는 이 차량에 사용했던 플랫폼을 활용해 신차를 개발할 예정이다. [사진 볼보자동차]

두 회사는 이렇게 공동 개발한 신차의 상품성을 한국에서 검증하면 글로벌 시장 수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길리그룹이 확보한 아시아 내 방대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하는 방안도 추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스테판 드블레스 르노코리아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자동차 시장의 잠재력을 기반으로 르노코리아와 합작 모델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하기 위해 길리그룹이 지분 참여를 결정했다”며 “르노코리아도 길리그룹과 합작 모델을 성공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자구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르노그룹의 3대 주주인 삼성카드는 르노코리아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삼성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지난해 르노코리아 지분 매각을 위한 투자설명서를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에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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