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청와대 거쳐 백악산 간다…'김신조 사건' 이후 54년만

중앙일보

입력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등산로에서 개방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춘추관을 지나 백악산 등산로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등산로에서 개방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춘추관을 지나 백악산 등산로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선시대 한양의 주산인 명승 백악산(북악산)이 10일 청와대 권역이 시민 품으로 돌아오면서 완전히 개방됐다. '김신조 사건' 이후 54년 만이다.

김신조 사건은 1968년 1월 남파 무장공작원들이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 사건으로, 이로 인해 한양도성을 이루는 네 산 중 도심에서 보이는 북쪽 백악산과 서쪽 인왕산은 한동안 일반인이 오를 수 없었다. 인왕산은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 대부분 개방됐고, 백악산은 노무현 정부가 개방을 시작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이날 오전 6시 30분 청와대 춘추관 앞에서 인근 주민 약 160명을 초청해 조촐한 개방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어 오전 7시쯤 주민들이 북소리를 들으며 일제히 춘추관을 통과해 백악산 쪽으로 걸었다.

백악산 등산로 기점은 청와대 권역 동쪽 춘추관과 서쪽 칠궁 근처에 각각 있다. 길은 백악정에서 하나로 합쳐진다. 백악정부터는 이전까지 굳게 닫혀 있었던 대통문, 서울 시내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를 잇는 짧은 순환 코스를 걸을 수 있다.

대통문을 빠져나가면 만세동방을 거쳐 청운대 쉼터까지 이어진다. 청운대 쉼터에서 서쪽으로 가면 창의문이 나오고, 동쪽에는 한양도성 북문인 숙정문이 있다. 칠궁이나 춘추관 부근에서 창의문까지 걷는 데는 2시간 정도 걸리며 숙정문까지는 1시간 30분이면 닿는다.

백악산은 숙정문 관람이 2005년 9월 허용되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해졌고, 2007년 4월 5일부터 한양도성 백악산 구간 4.3㎞를 오갈 수 있게 됐다.

문재인 정부는 한양도성 순성길을 따라 일부 구역만 통행할 수 있었던 백악산의 나머지 지역을 순차적으로 개방했다. 백악산 성곽과 북악스카이웨이 사이 북측 구간을 2020년 11월 공개한 데 이어 퇴임을 한 달 남짓 앞둔 지난달 6일 남측 구간 산행을 허가했다.

백악산이 개방된다고 해도 군사시설 보호구역이어서 드론 비행과 촬영은 금지되고, 흡연과 음주도 할 수 없다. 개방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다. 5∼8월은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입산할 수 있다.

또 청와대 개방 행사 기간인 22일까지는 춘추관으로 다닐 수 없고, 금융연수원 인근 출입구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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