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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떨어져도 "보컬학원? 엄마 돈 아까워요"…참 당찬 중2 [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

중앙일보

입력

중앙일보 독자 서비스 '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

 여러분의 ‘인생 사진’을 찍어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인연에 담긴 사연을 보내 주세요.
가족, 친구, 동료, 연인 등에 얽힌 어떠한 사연도 좋습니다.
아무리 소소한 사연도 귀하게 모시겠습니다.

아울러 지인을 추천해도 좋습니다.
추천한 지인에게 ‘인생 사진’이 남다른 선물이 될 겁니다.

‘인생 사진’은 대형 액자로 만들어 선물해드립니다.
아울러 사연과 사진을 중앙일보 사이트로 소개해 드립니다.

사연 보낼 곳: https://bbs.joongang.co.kr/lifepicture
               photostory@joongang.co.kr

엄마는 딸이 날갯짓을 맘껏 하게끔 도와주고 싶어 합니다. 그렇기에 지금 딸의 날갯짓을 도와줄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격려라고 엄마는 믿고 있습니다.

엄마는 딸이 날갯짓을 맘껏 하게끔 도와주고 싶어 합니다. 그렇기에 지금 딸의 날갯짓을 도와줄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격려라고 엄마는 믿고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인 딸아이에게
엄마로서 힘을 주고 싶어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사연을 보냅니다.

아이가 음악에 재능이 있어 보입니다.
노래를 듣고 바로 피아노로 연주합니다.
아이 친구들이 딸아이더러
절대음감을 가졌다고 이야기할 정도예요.
노래를 곧잘 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KBS 뮤지컬공연에도 참여했으니까요.
어릴 때부터 가야금을 공부했어요.
코로나 이전엔 가야금 공연도 자주 했고요.

작사도 곧 잘합니다.
아이가 쓴 노랫말에
아이의 마음이 다 녹아있더라고요.

아이는 자기 재능을
맘껏 표현할 수 있는 가수가 되어
자신의 마음이 담긴 이야기를
또래 친구들에게 전달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현실의 벽은 높았습니다.
오디션 지원 서류에
모두 불합격되는 현실이니….

아이는 서류전형 이후
인터뷰 기회라도 있길 바랐지만,
기회조차 생기지 않네요.

아이는 이 모든 걸 받아들이고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겠다고 합니다만,
아이의 상심한 마음이
고스란히 제게 전해져 옵니다.

상심을 딛고
충분히 잘하고 있는
그 모습을 보는 것으로도
마음이 아픕니다.
더구나 코로나로 인해
더 힘든 시기를 겪고 있으니….

오디션에 떨어졌어도,
인생은 이제 시작이란 것을,
인생 사진을 통해
아이에게 꼭 전해주고 싶네요.

그리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토닥토닥 격려해주고 싶습니다.

엄마 김문희  올림


엄마는 딸이 적은 가사에서 딸의 마음이 읽힌다고 합니다. 딸이 적은 가사 ‘가장 밝은 빛은 어두울 때 비로소 보이니까’ 처럼 엄마에게 딸은 ‘가장 밝은 빛’ 입니다.

엄마는 딸이 적은 가사에서 딸의 마음이 읽힌다고 합니다. 딸이 적은 가사 ‘가장 밝은 빛은 어두울 때 비로소 보이니까’ 처럼 엄마에게 딸은 ‘가장 밝은 빛’ 입니다.

사연 선정 소식을 엄마에게 전하며
딸과 사진을 어떻게 찍을지 의논하라고 했습니다.

며칠 후,
문구가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사진을 찍고 싶다며 답이 왔습니다.

딸이 적은 문구는 두 개였습니다.
‘가장 어두운 밤이 되면 너의 별이 보일 거야’
‘가장 밝은 빛은 어두울 때 비로소 보이니까’ 였습니다.

이 글의 의미가 무엇인지 딸에게 물었습니다.

“제가 쓴 가사 중에 하나예요. 살아가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고 미래 또한 불확실하잖아요. 어떻게 될지 모를 때조차 가장 빛나는 게 너라는 그런 의미예요.”

이는 스스로 다독이는 자신의 이야기이자
또래 친구들에게 들려줄 이야기였습니다.

“연예인을 꿈꾸나요?”
“연예인이라기보다 방탄소년단처럼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있는 그대로 보여 준 그들의 이야기가 제게 위로가 많이 됐거든요. 그렇듯 내가 남에게 그런 것을 들려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그걸 해보려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가사도 써보고 여러 가지 공부도 하며 오디션 지원도 많이 해봤습니다.”
“연락 온 곳이 있나요?”
“아직 연락이 안 왔네요. 하하”

흔히들 말하는 “떨어졌다”는 표현보다
“아직 연락이 안 왔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중학교 2학년 아이,
참 남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윤서의 꿈은 자신의 이야기로 만든 노래와 가사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게 하는 가수가 되는 겁니다.

윤서의 꿈은 자신의 이야기로 만든 노래와 가사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게 하는 가수가 되는 겁니다.

“오디션을 위한 보컬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학원은 안 다니고 혼자서 해요.”
“요즘 아이들은 보컬학원 다니며 죽으라고 연습하던데….”
“돈이 많이 들잖아요. 제가 어릴 때부터 가야금을 배워서…. 안 그래도 엄마·아빠 힘든 데 또 돈을 들일 순 없죠.”
“그러면 혼자 연습하면서 준비하는 건가요?”
“돈 같은 건 웬만하면 안 쓰고 혼자 해보려고요.”

옆에 있던 엄마가 보다 못해 한마디 했습니다.

“자기가 번 돈도 있어요. 그 돈도 가끔 제게 내놓으려고 해요. 나중에 네가 쓸 수 있을 때 사용하라고 했죠.”
엄마는 딸에게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압니다. 그러니 딸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겁니다. 딸이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펼칠 기회를 말입니다.

엄마는 딸에게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압니다. 그러니 딸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겁니다. 딸이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펼칠 기회를 말입니다.

“아니 중 2가 무슨 돈을 벌어요?”
“그림 전시에 그림을 낸 게 팔리기도 했고요. 미술 학원 안 다녔는데도 그랬어요. 큰돈은 아니지만….”
“사실 딸이 가고픈 길이 정말 쉽지 않은 길인데 엄마는 말리지 않고 지원하시는 건가요?”
“제 딸도 그렇지만 요즘 중학생 아이들이 얼마나 힘든 시기예요. 딸 아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표현해놓은 걸 보니 좋더라고요. 같은 또래 아이들한테 힘든 시기에 힘이 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친구들이 딸아이 글 보면서 되게 좋다고 그러거든요. 요즘 애들 부정어도 많이 쓰고 막 이러는데 그렇지 않은 긍정적인 글이고요. 이렇게 긍정적이니 최대한 딸이 하고 싶은 걸 지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엄마는 딸이 혼자 애쓰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기특합니다. 엄마는 이런 딸을 위해 어떻게든 버팀목이 되고자 합니다.

엄마는 딸이 혼자 애쓰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기특합니다. 엄마는 이런 딸을 위해 어떻게든 버팀목이 되고자 합니다.

고백하자면 처음 엄마가 보낸 사연을 봤을 때,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봤던
연예인 지망생일 것이라 지레짐작했습니다.
만나고 보니 전혀 다른 지망생이었습니다.
화려한 옷은커녕 아예 화장하지 않은 꾸밈없는 친구였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였습니다.
딸의 긴장을 풀어주려 애쓰던 아빠가 농담했습니다.
“우리 딸 못생겼네.”

아빠의 농담에 딸이 활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난 내 얼굴에 당당해!”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누군가를 위로해 줄 수 있는, 힘든 누군가와 얘기 나눌 수 있는 그런 가수가 되고픈 게 오윤서의 꿈입니다.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누군가를 위로해 줄 수 있는, 힘든 누군가와 얘기 나눌 수 있는 그런 가수가 되고픈 게 오윤서의 꿈입니다.

꾸밈없는 모습에다가 누구보다 당당한 중학교 2학년,
친구들에게 희망의 이야기를 들려주고픈
이 친구의 이름은 ‘오윤서’입니다.
어쩌면 기억해둬야 할 이름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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