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 만찬장 신라호텔 영빈관, 12년간 대통령 손님 맞았던 현장

중앙일보

입력 2022.05.09 19:22

업데이트 2022.05.09 19:27

10일 대통령 취임 만찬이 열리는 서울신라호텔 영빈관. 뉴스1

10일 대통령 취임 만찬이 열리는 서울신라호텔 영빈관. 뉴스1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다. 취임식 후 외교사절 등 귀빈과의 만찬은 남산 서울신라호텔에서 진행된다. 청와대를 일반에 개방하기로 하면서 외빈 만찬 장소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외부 장소로 바뀌었다. 뒷말이 많지만, 전례가 없었던 건 아니다.

40여 년 전만 해도 청와대 안에 국빈을 맞이할 공간이 따로 없었다. 1978년 청와대에 별도 영빈관을 마련하기 전까지 이름 그대로 국빈을 위한 ‘영빈관’으로 기능한 곳이 서울신라호텔 안의 낮은 한옥 건물 영빈관(장충단 영빈관)이다.

남산 기슭 장충단공원 동쪽에 영빈관을 지으라고 지시한 건 1959년 이승만 대통령이었다. 4‧19와 5‧16 등을 거치며 공사가 중단됐지만, 박정희 대통령 지시로 1967년 2월 영빈관이 완공됐다. 영빈관 옆 암벽에 박 대통령이 한자로 쓴 ‘민족중흥’ 휘호가 지금도 남아 있다.

영빈관은 1973년 삼성그룹에 28억원에 매각됐으나, 1978년 지금의 청와대 영빈관이 개관하기 전까지 12년간 국빈을 위한 숙소와 만찬장 역할을 했다. 첫 손님은 1967년 정상 회담차 방문한 하인리히 뤼브케 서독 대통령이었다. 그 뒤로도 수많은 외빈이 다녀갔다.

서울신라호텔이 1973년 영빈관을 맡기까지 5년간, 여러 정부 기관이 돌아가며 영빈관을 관리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1972년 8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의 담당 부처다. 당시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중앙정보부(지금의 국가정보원)가 영빈관을 운영했다.

서울신라호텔이 문을 연 1979년 이후 영빈관의 역할도 달라졌다. 지금은 주로 웨딩이나, 기업 연회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장동건과 고소영, 유재석과 나경은, 송혜교와 송중기 등 당대 톱스타의 결혼식 장소로도 유명하다. 그러니까 서울신라호텔 영빈관은 서울신라호텔의 모태를 넘어 청와대 영빈관의 전신(前身)이었다.

10일 취임 만찬에는 5부 요인과 외국 사절단을 비롯해 5대 그룹 총수, 경제단체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서울신라호텔 측은 대통령 취임 만찬과 관련해 철저히 입을 닫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어떤 세부사항도 말해줄 수 없다”면서 “영빈관 이외 장소는 정상 운영한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공식 만찬주로 영동 지역 와이너리 도란원의 ‘샤토미소 로제스위트’가 포함됐다는 내용이 와인 업계를 통해 알려졌다.

대통령 만찬이 외부에서 열리는 건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과거 조선호텔(웨스틴조선 서울)과 워커힐 호텔(그랜드 워커힐 서울)도 국빈호텔로 기능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남산 옆 힐튼호텔(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자주 만찬을 가졌다. 1987년 6월 후계자(노태우 당시 민정당 총재) 지명 축하연, 1988년 퇴임 환송 만찬을 힐튼호텔에서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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